전국 부동산 경매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전국 경매 낙찰 건수가 17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지난 2년 내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매 낙찰 건수 17년 만에 최저
3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경매 낙찰 건수는 3067건을 기록했다. 이 업체가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나온 최저기록(3108건)을 경신했다.

경매에 나온 물건도 적었다.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8566건을 기록했다. 진행 건수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 2월(8104건)보다 400여 건 늘었지만 전년 동월(8885건)보다는 300여 건 줄었다.

지난달 경매 낙찰률은 35.8%에 그쳤다. 전월(39.7%)과 전년 동월(40.9%) 기록을 밑돌았다. 전국 경매 낙찰률은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40%대를 이어갔다.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된 그해 9월 39.5%를 기록한 이후 줄곧 30%대에 머물고 있다. 경매 경쟁률을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는 작년 8월부터 4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3.7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전용도 낙찰가율(낙찰가 대비 감정가의 비율)은 72.9%였다. 지난 2년간 낙찰가율 평균(73.8%)보다 낮은 수치다. 반면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만은 낙찰가율이 101.6%로 작년 11월 역대 최고치(10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냈다.

전문가들은 전국 낙찰 건수,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 수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진행 건수가 장기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경매 투자자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