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3구역 59㎡보다 84㎡ 분양가가 더 싼 까닭
“전용면적 59㎡보다 분양가가 싼 전용 84㎡ 주택형이 있네요. 이유가 뭡니까. 분양공고가 잘못 인쇄된 것 아닌가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모델하우스에서는 단지 모형 한 부분에 예비 청약자들이 특히 붐볐다. 이들은 1층 분양가가 다른 동·층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된 동 모형을 가리키며 분양 안내원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전용 84㎡의 일부 주택형 1층 분양가가 약 5억9000만원으로 대부분 주택형이 7억원 후반~8억원 초반인 전용 59㎡ 분양가보다 저렴해서다.

이 단지는 같은 주택형에서도 1층과 다른 층 분양가가 약 4억원까지 차이난다. 전용 114㎡A형는 1층이 9억2000만원, 11~15층이 13억1800만원에 공급된다. 전용 59㎡A형 분양가는 1층 네 가구는 5억6400만원인데 11~15층 가구는 8억3100만원에 달한다. 84㎡E형은 1층 가구가 6억4900만원에 공급된다. 11~15층 분양가는 10억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차이가 큰 이유는 일부 가구가 도로보다 낮게 조성되기 때문이다. 101·106·107·112동은 서쪽 옆에 11m 폭 도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도로와 단지 사이에는 옹벽을 세운다. 단지가 언덕에 들어서다 보니 저층 가구 중 일부는 도로에서 내려다보인다. 신병철 GS건설 분양소장은 “옹벽 근처 1층 가구는 채광권 조망권 등이 단지 내 다른 가구보다 낮기 때문에 그만큼 분양가에 차이를 둔 것”이라며 “통행 차량이나 보행자로 인해 다소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미리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단지 때문에 채광과 조망에 영향을 받는 일부 동도 상대적으로 분양가를 낮췄다. 마포자이3차와 상록아파트 등이 가까운 111~113동이 그렇다.

일각에선 이 같은 분양가 책정이 평단가 평균치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옹벽 근처 일부 동의 1층 분양가가 파격적으로 낮지만, 채광 조망 소음 등에 큰 차이가 없는 2층부터는 분양가를 2억원가량 높게 책정한 점을 근거로 든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어 건설사들은 새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입주자 모집 공고에 따르면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600만원이다. 전용 59㎡의 최고 분양가는 8억3700만원이다. 단지 인근에 연내 입주를 앞둔 마포자이3차는 전용 59㎡가 지난 2월 초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GS건설 관계자는 “HUG에서 받은 조건에 따라 사업주체인 조합이 평형별 가격을 자율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염리3구역 인근 E공인 관계자는 “단지 내 일부 가구에 조망 등 단점이 있더라도 입주 후 동·층별 가격 차는 1억원 정도로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적은 자본금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들이 1층 청약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