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불황 모르는 지역 랜드마크… 높이도 가격도 '高高'
지역 내 최고층 아파트들이 시세뿐만 아니라 청약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고층 아파트는 멀리서도 눈에 띄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된다. 일조권과 조망권도 뛰어나다. 고층 아파트는 저층 아파트보다 가구 수가 많다. 그만큼 생활 편의시설도 단지 내에 많이 배치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분양가다.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주상복합 아파트다 보니 기본적인 땅값이 비싸다. 고층으로 짓다 보니 건축비가 많이 들고 공사기간도 일반 아파트보다 길다. 이는 분양가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곤 한다. 그럼에도 청약시장에서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분양권에 1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동스카이뷰자이’(45층)와 분양을 앞둔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49층) 투시도. GS건설, 대우건설 제공
분양권에 1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동스카이뷰자이’(45층)와 분양을 앞둔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49층) 투시도. GS건설,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강원 춘천시 온의동에서 공급 중인 ‘센트럴타워 푸르지오’가 대표적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84~120㎡의 1175가구며, 지상 49층으로 춘천시 최고층 아파트다.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1059만원으로 강원도 내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최고가를 찍었다.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에 처음이었다. 분양가에 대한 우려는 잠시뿐이었다.

수요자들은 랜드마크 아파트를 선택했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27.03 대 1로 전 타입 청약이 마감됐다. 84㎡D형의 경우 특별공급이 빠진 1순위에서 125가구 모집에 7396명이 몰려 59.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들의 가점도 높다. 최고점수가 77점(84점 만점)에 이르는 등 평균점수가 65.5점에 달했다. 최근 서울에서 화제를 모은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청약 가점이 60~70점대인 것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다. 가격이 높아도 아껴온 통장을 쓸 만큼 랜드마크 아파트에 대한 기대는 크다.

청약에서 인기가 높지 않아도 지역 내 최고층 아파트는 공사가 진행될수록 가치가 높아지곤 한다. 경기 부천시 상동에서 공사가 막바지인 ‘상동스카이뷰자이’도 이런 사례다. 지상 45층의 405가구인 이 단지는 지역 내 최고층 아파트다. 전용 84㎡로만 이뤄진 이 단지 분양가는 3억8000만~4억4000만원이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보니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분양권 거래가는 5억1000만~5억2500만원대다. 매물로 나와 있는 분양권은 5억4000만원으로 프리미엄만도 1억원 안팎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당시 미분양이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기 있는 분양권이 됐다”며 “지하철 1호선 송내역이 코앞인 역세권인 데다 건물이 실제 올라가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수요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고층아파트들이 꾸준히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 지역 내 최고층으로 짓는 ‘청량리 롯데캐슬’을 내놓는다. 최고 지상 65층으로 아파트 1372가구, 오피스텔 528실이 공급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1252가구, 102㎡ 120가구로 구성됐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297가구다. 수도권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청량리역과 붙어 있는 초역세권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도 신규 물량이 공급된다. 금성백조는 동탄2신도시 C7블록에 47층 초고층 단지인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를 분양한다. 최고 47층으로 전용면적 84~101㎡ 498가구와 오피스텔 전용면적 22㎡ 420실 등 총 91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SRT동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대방건설이 5월 최고 48층 아파트인 ‘인천송도1차 대방디엠시티’를 선보인다. 총 123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는 580가구며 오피스텔은 656실로 이뤄진다.

지방에서도 분양이 예정됐다. 대우건설은 이달 부산 해운대구에서 49층 초고층 단지인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548가구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단일 전용면적 84㎡로만 구성됐다. ‘해운대 스펀지’ 쇼핑몰을 재건축한 단지로 부산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이 도보 3분 거리인 역세권이며 해운대, 광안대교 조망(일부 가구)이 가능하다.

충남 천안시에는 현대건설이 동남구 문화동에 ‘힐스테이트 천안’을 4월 공급할 계획이다. 지상 최고 43층으로 전용면적 59~84㎡, 총 451가구 규모다. 지하철 1호선 천안역이 도보권이다. 동남구보건소, 천안역정시장, CGV, 천안시중앙도서관 등 생활편의시설이 주변에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