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0~70점대 "가점 높은 청약통장 쏟아져"…일각 "중도금 연체 가능성"도

'강남 로또'라 불렸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가점제 청약 결과, 중소형 이하 모든 주택형에서 평균 당첨가점이 60~70점대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주택형은 '커트라인(최저점)'이 58~59점으로, 당초 당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50점대 후반의 점수가 당첨되기도 했다.
'강남 로또' 디에이치자이 개포, 당첨자 가점도 높아
29일 금융결제원이 공개한 '디에이치자이'의 당첨자 가점 내역을 보면, 공급물량이 가장 많았던 전용면적 84㎡P(판상형·303가구)는 당첨가점이 최저 69점, 최고 79점으로 평균 70.03점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222가구가 나온 전용 84㎡T(타워형)는 최저 62점, 최고 78점에 평균 65.9점으로 약간 낮았다.

16가구 모집에 1천451명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90.69대 1로 가장 높았던 전용 63㎡P형은 최저 69점, 최고 79점, 평균 71.63점을 각각 기록해 중소형 평형 중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다.

110가구 모집에 4천150명이 몰려 37.7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전용 63㎡P형 역시 최저 68점, 최고 79점, 평균 69.95점으로 가점이 높은 당첨자들이 뽑혔다.

122가구를 모집한 전용 76㎡P형은 최저 59점, 최고 74점, 평균 63.87점으로 커트라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고, 45가구를 모집한 전용 76㎡T형은 최저 63점, 최고 79점, 평균 67.82점을 기록했다.

이들 6개 주택형은 전용 85㎡ 이하 면적이기 때문에 100% 가점제 적용을 받았다.

당초 60점대면 당첨 안정권에 들 것으로 관측됐으나, 경쟁이 치열했던 일부 주택형은 60점대 중후반 가점을 보유한 청약자들도 무더기로 탈락하며 예상이 빗나갔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이며, 부양가족수(최고 35점),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 순으로 비중이 높다.

부양가족이 1인당 5점이 올라 단위가 가장 크다.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 이후부터 1년마다 2점이 가산되고, 청약통장은 가입 직후 2점이 가산돼 이후 1년마다 1점씩 오른다.

청약 가점 77점을 받으려면 '15년 동안 청약통장에 가입한 만 45세 가장이 15년간 무주택자로 살면서 6인 가족이 함께 살아야' 가능한 수준이다.

따라서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는다'는 이 아파트 청약에 무주택자들이 '가점 높은 청약통장'을 아낌없이 꺼내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단지의 경우, 자녀가 둘 있는 40대가 디에이치자이 평균 커트라인(65점)을 넘기려면 15년 이상 청약 통장에 가입하면서 그 기간 무주택이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다면 자녀가 3~4명 있어야 이런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카페에서는 "중도금 대출이 막혀 현금 수억원을 자력으로 조달해야 한다는데 돈도 많으면서 가점까지 높은 사람들이 서울에 이렇게 많았다니 놀랍다", "부자이면서 장기 무주택자인 당첨자들이라니 미스터리다", "고가점자 1천여 명이 일시에 소진됐으니 앞으로 다른 단지들의 커트라인은 낮아지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실제 소득이나 금융자산이 많지 않으면서 가점이 높아 당첨이 된 경우 중도금이 장기 연체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점제 물량이 늘어난 이후 청약시장에서 '가점이 낮은 30대는 불리하고 40대 이상에만 유리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지적도 있다.

30대는 자녀가 4명이어서 부양가족점 최고점(30점)을 받더라도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지 않으면 이번 평균가점인 60~70점대는 넘볼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강남 로또' 디에이치자이 개포, 당첨자 가점도 높아
한편 이 단지는 워낙 화제가 됐던 까닭에 '50% 가점제, 50% 추첨제'가 적용된 중대형 평형들에서도 당첨자의 가점 평균이 낮지 않았다.

48가구 모집에 2천270명이 몰려 4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전용 103㎡P형은 당첨 가점이 최저 68점, 최고 76점, 평균 69.88점이었다.

이 평형은 50% 추첨제 적용으로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2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19억~20억 원인 전용 132㎡도 당첨 가점이 최저 65점, 최고 78점, 평균 69.95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다만, 전용 103㎡T형은 최저 58점, 최고 79점이었고, 전용 118㎡는 최저 58점, 최고 74점으로 '커트라인'이 50점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분양가가 30억원인 펜트하우스의 가점은 '극과 극'이었다.

4가구 모집에 81명이나 몰렸던 전용 173㎡ 펜트하우스는 당첨 가점이 최저 72점, 최고 73점으로 전 평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으나, 1가구를 놓고 16명이 경쟁한 전용 176㎡는 당첨자 가점이 41점에 불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