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 파크자이 전용 49㎡ 모델하우스 내부.
답십리 파크자이 전용 49㎡ 모델하우스 내부.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을 말하는 신조어인 ‘소확행’이 주택시장에도 번지고 있다. 서울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중심으로 공급되던 전용 59㎡ 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임대용으로 각광받았다. 출퇴근을 고려해 오피스텔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를 염두에 둬서다. 최근에는 전용 50㎡ 이하 초소형이 임대뿐만 아니라 3인 이하의 가구 수를 위한 실거주용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에도 나타나고 있다. 초소형이 온전히 주거용으로 평가되면서 매매로 거래되거나 청약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 2월 7억10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3.3㎡당 가격으로 봤을때 5500만원에 달한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의 3.3㎡당 가격이 50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동대문구 답십리에 짓고 있는 ‘답십리 파크자이’ 전용 49㎡ 분양권이 지난해 12월 5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3억3000만원대여서 가격이 50%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에는 매물 호가가 6억5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Real Estate] '소확행' 타고… 지방서도 초소형주택 '붐'
초소형 실거래가·분양권 값 오름세

청약시장에서도 초소형의 인기는 뜨겁다. 과거에는 통장이 아깝다는 인식에 초소형 경쟁률이 다소 낮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아껴둔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 HDC아이앤콘스가 서울 논현동 언주로 615 일원에서 분양하는 ‘논현 아이파크’는 작은 단지임에도 초소형이 포함돼 관심을 받았다. 1순위 청약 접수에는 7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392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18.3 대 1을 기록했다. 이 중 전용 47㎡는 41가구 모집에 806명이 몰려 19.6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분양에 나섰던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전용 44㎡는 1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와 22.5 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전체 평균(9.8대 1)보다 2.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인기가 높다 보니 수도권이나 지방에서 초소형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서울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굳이 작은 집을 구성에 넣지 않았던 때와는 달라졌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에서도 초소형이 포함됐다. 사실 아파트는 초소형이라도 주차장이나 기본적인 공용면적도 포함돼야 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아파트의 수익성만 따져보자면 초소형은 달가울 리 없었다. 그럼에도 실속있게 내 집 마련을 하거나 갭(gap)투자를 염두한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초소형 구성은 증가하고 있다.

초소형 찾는 실수요자·갭 투자자 늘어

코오롱글로벌이 인천 부평구에서 이달 분양하는 ‘부평 코오롱하늘채’에는 전용 34㎡가 108가구 포함됐다. 초소형이지만 다양한 옵션이 특징이다. 원룸형 또는 투룸형으로 평면 선택이 가능하고, 가구별 전용창고도 사용할 수 있다. 박지억 코오롱글로벌 차장은 “초소형에 대한 문의가 의외로 많은 편”이라며 “기존 부평지역에 살고 있는 부모세대가 자녀들과 멀리 떨어지지 않고 독립시키기 위해 문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전체 922가구 중 일반 분양은 550가구다.

인천 계양구에서 효성·진흥기업이 분양하는 ‘계양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에도 초소형이 있다. 전체 1669가구 중 전용 39㎡가 19가구(일반분양 9가구)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대림산업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선부광장’도 마찬가지다. 군자주공7단지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총 719가구 중 24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49㎡는 6가구다.

지방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공급하는 ‘봉래 에일린의 뜰’에 전용 49㎡가 있다. 1216가구에서 66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49㎡는 2개 타입으로 28가구가 나온다. 경남 창원시 마산 회원3 재개발 구역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에는 49㎡는 59가구가 포함됐다. 단지는 1253가구 중 85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