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타임스퀘어'식 개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 세운4구역 개발이 본격화된다. 종묘 앞에서 세운상가를 끼고 청계천까지 이어지는 세운4구역(사진)은 2023년까지 최고 18층 높이의 호텔·상업시설·오피스텔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변신한다. 2004년부터 개발이 추진된 이곳은 종묘 앞 고층 개발 논란, 문화재청의 이견 등으로 차질을 빚다가 14년 만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대한 각종 심의 절차가 이달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서울시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건물 높이를 72m로 낮췄기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도 별다른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은 1982년 4월 처음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필지가 잘게 쪼개져 있고 권리관계가 복잡해 재개발이 추진되지 못하고 오랜 기간 방치됐다.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종묘∼남산 녹지 축 복원 사업과 연계한 고층 개발 계획이 나왔다. 최고 36층, 높이 122.3m의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안이 2009년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고, 이곳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이 이주까지 했으나 문화재청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에 고층빌딩을 지으면 안 된다는 이유였다.

세운4구역에는 호텔, 업무시설(오피스텔·오피스), 판매시설 등 지상 11~18층 높이의 건물 9개 동이 들어선다. 연면적 30만3253㎡로 영등포 타임스퀘어(37만㎡), 스타필드 고양(36만㎡), 신도림 디큐브시티(35만㎡)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업 시행자인 SH공사는 올 상반기에 사업시행 인가를, 내년 상반기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철거·이주 및 문화재 발굴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착공해 2023년 말 준공하는 게 목표다.

세운4구역은 사대문 안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이자 끊어져 있는 광화문∼동대문 사이 보행축을 이어줄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