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 분양시장에 침체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청약 1순위는 물론 2순위까지 미달하거나 아예 청약 신청자가 한 명도 없는 단지도 등장했다.

1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효성이 경기 평택시에서 공급한 테라스하우스 ‘평택 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는 평균 경쟁률 0.57 대 1로 청약 접수를 마감했다.

전용면적 84㎡A형만 2순위 기타지역까지 포함해 2.14 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고 나머지 3개 타입은 모두 미달했다. 114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84㎡C형은 총 22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0.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시장 양극화… 미달·'청약 0건' 속출
전날 1순위 접수를 마감한 ‘김포한강 동일스위트 더 파크 1·2차’도 청약 신청률이 저조했다. 741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84㎡A형은 180명만 신청했고 138가구를 모집하는 84㎡B형 역시 1순위 신청자는 29명에 그쳤다. 두 개 단지로 나눠 진행한 이곳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단지 0.25 대 1, 2단지 0.27 대 1이었다.

전남 영암에서 공급된 ‘영암 현대삼호3차’는 44가구 모집에 12명이 청약했다. 특히 주력인 전용면적 59㎡는 38가구 모집에 3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공급된 ‘서귀포 마마뜰 노블레스’는 30가구에 대한 청약 신청을 접수했으나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들 단지는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지역이거나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 건설사 물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예비 청약자가 풍부한 서울과 지방 간 분양시장 온도차가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서울 ‘디에이치 자이 개포’나 과천 ‘위버필드’ 등은 수많은 방문객으로 붐비는 등 지방과는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시장 초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가함의 박기정 이사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려운 서울과 달리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많아 청약 신청률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며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