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각종 재건축 규제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14단지가 중심이 된 양천연대는 지난 6일 법무법인 인본과 법률 자문 계약을 맺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이 위헌 여지가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의뢰했다. 양천연대 대표는 “재건축 규제로 국민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위헌소송 자문 내용을 공개해 참여를 독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전진단 강화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 아파트들이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목동6단지는 개별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위헌소송 위임장을 인본에 전달했다.

강동구 삼익그린2차, 고덕주공9단지, 신동아아파트로 이뤄진 강동구재건축공동대책위원회도 인본에 자문을 의뢰했다. 최재형 위원장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안전조사인데 개정안 시행 전 질의응답, 오프라인 공청회 과정이 하나도 없었다”며 “재건축 길이 막힌 단지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삼익그린2차 주민들은 오는 10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에 대해 위헌소송 여부를 논의한다. 논의 결과를 토대로 다른 지역과 연대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안전진단 요건 정상화를 발표한 지난달 20일 안전진단을 신청한 명일동 신동아아파트 주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기준이 강화됐음에도 업체와 계약한 뒤 안전진단을 진행하며 소송전을 함께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한기룡 신동아재건축추진위원장은 “간발의 차로 불이익을 당하는 단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외 규정도 없다”며 “국토부 고시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단지들과 함께 위헌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인본은 이번주 이 사안의 법률 검토를 끝낼 예정이다. 김종규 인본 대표변호사는 “헌법 재판은 일반 재판과 달라 공권력 행사가 국민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다양한 관점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진행 중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소송에는 환수 대상 조합이 아니면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판례를 통해 당사자가 아니면 소송을 각하하고 있다.

김형규/민경진/양길성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