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강서구 아파트가 뒤늦게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시세가 많이 오르지 않은 까닭에 갭(gap) 메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북·강서구 '갭 메우기' 상승 동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19%, 강서구는 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0.75%)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서울이 0.63% 오를 때 성북구는 0.18%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2월에는 1월(0.63%)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강서구도 지난해 10월(0.12%)부터 4개월 연속 꾸준히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가 급등한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는 상승세가 미미했던 곳이다.

성북구 길음동의 뉴타운 일대 아파트는 단지 구분 없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길음뉴타운 8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말엔 6억원 안팎에 손바뀜되던 주택형이다. ‘길음뉴타운 9단지’ 전용 84㎡는 저층임에도 지난달 6억8000만원에 팔렸다. 1월엔 고층이 6억2000만원에 팔렸다. 분양권도 강세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2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지난 1월 말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염창동, 등촌동도 비슷한 분위기다. 등촌동의 ‘등촌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말 6억원 안팎에 실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 6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나와 있다. 이 일대의 한 중개사는 “실거래가가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등록을 최대한 늦춰 계약일 이후 60일 기준에 맞춘다”며 “실거래가가 한 번 올라오면 집주인이 이보다 호가를 높여 거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0.02% 떨어진 지난주에도 강서구는 0.21%, 성북구는 0.19% 오르며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 상승폭 1, 2위를 차지했다. 도심 접근성이 좋은 지역임에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았다는 인식에 실수요자와 갭투자자 매수가 몰리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설명이다. 길음동 R공인 관계자는 “매매 물건이 많은데, 그만큼 찾는 사람도 많아 거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