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오는 9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재건축 조합이 없는 사업장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연초부터 유망 분양 현장으로 꼽혔던 단지다. 분양가는 3.3㎡당 416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4억원의 분양가가 예상된다. 이는 주변 시세대비 4억원 가량 낮은 가격이어서 당첨시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분양 전문가들은 중소형 평형의 경우 청약 가점이 최상위권이어야만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84점 만점에 그만큼 65점 이상은 되어야한다는 얘기다.
[집코노미] "하루 전화만 700콜"…10만 청약설 나오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 문의 하루 700건, 지방서 미리 찾아와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상담석에는 분양 전부터 전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로 오는 문의만 하루 400콜 이상이며 별도 운영 콜센터까지 합치면 하루 평균 700~800건 정도의 문의가 온다”며 “분양 일정이 미뤄진 만큼 언제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냐는 문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한 상담직원은 “대구, 부산 등 지방에서 미리 현장을 보러 오신 경우도 있었다”면서 “청약 가능여부나 당첨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수요자들도 꽤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재건축해 짓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지하 4층~지상 지상 최고 35층, 15개동 총 1996가구 중 1690가구(전용면적 63~176㎡)가 일반 분양된다. 전용면적 별로 63㎡ 188가구, 76㎡ 238가구, 84㎡ 772가구, 103㎡ 240가구, 118㎡ 204가구, 132㎡ 42가구, 173㎡PH(펜트하우스) 5가구, 176㎡PH 1가구다.

단지는 강남이라는 지역적 이점 외에도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바로 앞에 들어서는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일원초와 개원중, 중동중, 중동고 등의 학군이 갖춰져 있다. 전 세대가 임대로 운영됐던 터라 재건축 조합이 없어 일반분양 물량이 강남권 재건축 사업 중 가장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도 반영됐다. 실제로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분양가 4160만원으로 책정됐다. 작년 9월 개포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됐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분양가와 동일한 수준이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3.3㎡ 당 4600만원으로 공급하는 게 적당하다는 현대건설의 주장에도 결국 HUG 방침에 따라 분양가가 책정됐다.

현재 HUG는 과도한 집값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분양 보증을 신청하는 사업장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해당 지역에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유사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 또는 최고 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 분양 보증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분양가를 제한하고 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기존 분양단지의 100% 수준으로 분양 보증을 발급했다.

실제 단지의 타입별 가구수를 고려해 계산한 이 단지의 가산 평균 분양가는 3.3㎡ 4241만원 정도다. 가산 평균은 전용면적 별 가구수를 각각 1가구로 놓고 단순 평균가를 책정하는 HUG의 계산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산 평균을 적용하면 전용 84㎡ 분양가는 14억4200만원 정도다. 주변에서 가장 비싼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시세와 비교해 4억원 가량 낮다.

◆ 시세 차익 4억, '10만 청약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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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년 12월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4㎡ 분양권은 18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에서 공사 중인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와 ‘래미안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의 분양권도 수억원 대 웃돈이 붙어 거래중이다.

이들 단지의 분양권 시세는 3.3㎡당 4600만~4700만원 수준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보다 3.3㎡ 당 300만원 이상 높다. 이달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4300만원이 넘는다.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입주 시점엔 훨씬 더 높은 선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분양업계 전문가는 "개포지구는 강남에서 택지개발지구처럼 조성돼 새 아파트 공급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라면서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재건축 사업이 어려워진 만큼 새 아파트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억원 수준의 웃돈이 기대되면서 지난해 강남권 신규 단지를 중심으로 불었던 ‘로또’ 청약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10만 청약설을 얘기가 나돌기도 한다. 100% 가점제로 입주민을 선정하는 전용 84㎡ 이하 중소형의 가점 커트라인도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가장 최근 분양한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단지)’ 전용 84㎡ 당첨자 가점 수준(48~58점)과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규제가 강화됐고 일반분양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가점 커트라인이 기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수서역세권 공공분양 등 향후 강남권에서 저렴하게 공급될 유망 단지들이 꽤 된다”면서 “실수요자들은 굳이 비싼 이 단지에 통장을 던질 것이냐, 말 것이냐를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작은 주택형도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만큼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도 관심사다. 공급 가격이 9억원을 넘기 때문에 HUG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은 안 된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자체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최대 40%, 개인 신용에 따라 금액 상이)을 일으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는 다음주에나 확실해 질 것 같다”면서 “모델하우스 내방객들에게는 ‘추후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