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리포트] '번 만큼 세금 내는' 확고한 기준이 투기 차단
부동산 시장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는 듯하다. 과열과 침체, 규제와 탈규제(완화), 고점과 저점의 패턴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흐름을 읽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과열·규제·고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 없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얻는 것이 있다. 학습효과다.

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도 패턴이 있다. 과열로 접어들 시점에는 부동산 전망과 미래가치 등 기본기를 다진다. 다음으로 정책이 발표되면 모르던 정책을 공부하게 된다. 여기에 심화해서 부동산 세금까지 익힌다. 이제는 대출까지 학습 범위가 늘어났다.

이러한 학습효과의 패턴 중 가장 활발한 관심 분야는 정책이다. 그중 세금과 관련된 정책의 학구열이 가장 높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각종 정책 중 부동산 세금에 대한 학습효과가 높은 것일까. 조건과 시점, 활용방법에 따라 눈에 보이는 수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이점은 주로 아파트 시장의 투자자들이 이러한 세금정책 패턴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각종 정책 중 아파트와 관련된 내용이 대다수이고 과거의 정책 패턴도 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복잡하지만 예외 조항이나 감면정책도 있으니 이용가치는 충분하다.

반면 꼬마빌딩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정책에 덜 민감하다. 자산이 많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취득·보유·처분단계의 세금정책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은 세금정책보다는 해당 부동산의 미래가치와 수익적 측면에 비중을 더 둔다.

결론적으로 주택으로 수익을 내려는 경제활동을 인정하되, 수익형 부동산과 같이 덜 복잡하고 변하지 않는 세금정책이 필요하다. 규제를 피했을 때의 가격상승분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 언젠가는 완화되는 패턴을 기억하는 투자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이를 이용한 가수요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종류와 상관없이 돈을 번 만큼 세금을 낼 수 있는 변함 없고 단순한 기준으로 나쁜 학습효과가 차단되길 기대한다.

이영진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