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에 들어선 경희궁 자이 아파트.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84㎡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강북 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10억원을 돌파했다.  /한경DB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에 들어선 경희궁 자이 아파트.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84㎡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강북 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10억원을 돌파했다. /한경DB
정부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강북권 뉴타운 등의 신축 아파트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도심 접근성이 좋은 데다 생활기반시설도 갖춰진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뉴타운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타운의 전용면적 84㎡ 새 아파트와 분양권 가격도 줄줄이 10억원을 넘어서는 추세다.
뉴타운의 질주… 왕십리·흑석도 10억원 돌파
◆도심 뉴타운 잇따라 신고가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동작구 흑석뉴타운의 신축 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초 잇따라 10억원을 넘어섰다. 하왕십리동의 왕십리뉴타운을 재개발한 ‘왕십리 센트라스’는 지난달 15층 물건이 10억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같은 면적의 매물은 10억5000만~11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텐즈힐1차도 같은 면적이 10억~10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한강변과 가까운 흑석뉴타운의 전용 84㎡도 10억원을 돌파하며 ‘10억 클럽’에 합류했다. 오는 11월 준공 예정인 흑석동의 ‘아크로리버하임’ 분양권은 지난달 초 2층 매물이 10억9144만원에 손바뀜됐다. 현재 중층 분양권 가격은 12억원, 고층 입주권 가격은 1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같은 시기 분양한 롯데캐슬 에듀포레의 전용 84㎡는 지난해 말 9억626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초엔 10억원을 넘는 저층 매물도 나왔으나 지금은 물건이 단 한 개도 없다.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의 ‘아현역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9억원에 3건이 팔린 뒤 현재 최고 10억3000만원을 호가해 신고가 1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강북 내 뉴타운의 랜드마크 단지들도 전용 84㎡가 8억원에 진입했다. 왕십리뉴타운과 가까운 동대문구 답십리·전농뉴타운 신축 단지들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다.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는 지난달 8억2000만원에 저층이 팔렸다. 신동조 대우공인 대표는 “왕십리 뉴타운에 전세로 살던 수요자들이 매수 의사를 보이곤 한다”며 “다만 청량리 역세권 개발 등 호재로 매물이 쏙 들어가 전용 84㎡ 물건이 단 한 개도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의 ‘래미안프레비뉴’ 전용 84㎡도 지난달 저층(6층)이 7억99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말엔 고층이 8억원 선에 거래됐으나 매물 부족에 저층 물건도 몸값을 높였다. 지난해 11월엔 같은 6층이 7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도심권 주요 뉴타운의 전용 84㎡ 매물은 최고 14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서울 돈의문뉴타운을 재개발한 ‘경희궁 자이’의 전용 84㎡ 중층 매물은 1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앞두고 서울 강북권에서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시세가 올랐다. 2016년 11월 전용 84㎡가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용 59㎡는 지난해 말 9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마포구 아현뉴타운의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판상형 동의 고층 매물은 12억5000만원이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9월 말 처음 10억원에 실거래된 뒤 꾸준히 가격이 올랐다.

◆다세대 지분도 강세

아직 주택이 공급되지 않은 초기 재개발 구역의 다세대 지분값도 연이어 몸값을 높이고 있다. 한남뉴타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28㎡ 규모의 다세대 주택까지 3.3㎡당 1억원을 돌파했다. 각각 지난해 5월과 7월엔 20㎡ 규모의 소형 주택만 1억원(3.3㎡당)을 넘어섰으나 지금은 이보다 넓은 면적의 주택도 매수세가 몰려 시세가 상승했다.

노량진뉴타운은 20~23㎡ 다세대 주택의 3.3㎡당 시세가 5000만원을 육박한다. 지난해 7월엔 4300만원, 12월엔 4500만원이었으나 최근 손바뀜이 자주 일어나며 시세가 올랐다. 노량진동 스마트공인 관계자는 “한강변 재개발 구역임에도 시세가 아직 저평가됐다는 생각에 소유주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최근 8개 구역에 모두 조합이 설립되면서 물건이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수색·증산뉴타운의 같은 면적 주택도 3.3㎡당 3600만~4000만원이다. 한 번 거래가 이뤄지면 물건 시세가 일제히 오른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