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본 집… 가보면 '허탕'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직장인 민모씨(29)는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다. 지역과 가격 조건이 맞는 물건이어서 공인중개소에 전화로 확인한 뒤 직접 방문했지만 “조금 전에 다른 신혼부부가 계약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민씨는 “포털 사이트에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찾기 편리해 이용했는데 허탕 치기가 이어지다 보니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부동산 허위매물을 올려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서 매물을 보고 전화로 확인까지 해도 실제로 중개업소를 찾아가면 ‘조금 전에 팔렸다’면서 다른 집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지난해 총 3만9267건의 허위매물 신고가 센터로 접수됐다고 21일 발표했다.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포털 업체를 비롯한 부동산 정보제공 사이트에서 들어오는 허위매물 신고 접수 및 처리를 담당한다.

허위매물로 신고된 3만9267건 가운데 3만4276건은 신고 접수 이후 정보업체 또는 중개업소가 매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318건은 중개업소가 정상매물이라고 답했지만, 현장 검증에서 허위매물로 확인됐다. 2014년 9400여 건이던 허위매물 신고는 부동산 경기회복과 함께 빠르게 증가해 2016년 4만2000여 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업계도 나름대로 자율감시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도 신고 건수가 4만 건에 이르는 등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