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4가구의 ‘마포그랑자이’ 아파트로 개발되는 염리3구역.  이소은 기자
1694가구의 ‘마포그랑자이’ 아파트로 개발되는 염리3구역. 이소은 기자
서울 마포구 북아현뉴타운과 아현뉴타운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매매가는 1억원 정도 차이 난다. 현재는 개발 속도가 빠른 아현뉴타운이 집값을 선도하는 분위기다.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뉴타운에서 올해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예정된 데다 나머지 재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어 시장 분위기가 뜨겁다.

아현뉴타운 ‘마래푸’ 시세 리드

북아현뉴타운과 아현뉴타운은 신촌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5분도 안 되는 거리지만 행정구역상 북아현뉴타운은 서대문구, 아현뉴타운은 마포구에 속한다. 먼저 개발이 시작된 곳은 아현뉴타운이다. 아현뉴타운은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선정됐다. 마포구 아현동 633에 108만㎡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1만8500가구가 들어선다. 북아현뉴타운은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89만㎡ 규모 부지에 1만2000여 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두 뉴타운의 면적을 합치면 200만㎡ 가까이 된다.

입주단지 가운데 시세를 주도하는 아파트는 아현뉴타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다. 2014년 입주한 이 단지는 최근 전용 84㎡가 11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16년 12월 북아현1-3구역에서 입주한 ‘e편한세상 신촌’ 전용 84㎡ 시세가 9억원 중반대로 뒤를 잇는다. 북아현뉴타운 ‘아현역 푸르지오’(2015년 입주)와 아현뉴타운 ‘공덕래미안5차’(2011년 입주)의 전용 84㎡ 시세는 각각 8억5000만원, 8억6000만원 선이다. ‘공덕래미안5차’가 1000만원 정도 앞선다.

아현뉴타운 단지 연식이 북아현뉴타운 아파트보다 오래됐음에도 더 높은 값에 거래되는 것은 ‘마포구’라는 지역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포구는 광화문, 여의도 등 오피스 밀집지역 접근성이 우수해 강북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3.3㎡(평)당 시세는 2261만원 수준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여덟 번째로 비싸다. 한강 이북지역에서는 용산구, 성동구 다음으로 높다.

사업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는 점도 아현뉴타운이 북아현뉴타운을 압도하는 이유다. 아현뉴타운에서 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총 6개 구역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아현3구역), 공덕래미안5차(공덕5구역) 등이 입주를 완료했고 ‘마포자이3차’(염리2구역)도 오는 9월 집들이를 시작한다. 지난해 분양한 ‘공덕리더스뷰’(마포로6구역)에 이어 ‘마포그랑자이’(염리3구역)가 3월께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이 함께 시공하는 아현2구역도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북아현뉴타운에서는 아현역 푸르지오(북아현1-2구역), e편한세상 신촌(북아현1-3구역)이 입주했다. ‘북아현 힐스테이트’(북아현1-1구역)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지만 북아현2구역 북아현3구역 등 2개 구역은 아직 사업시행인가 단계다.

상반기 브랜드 아파트 대전

현재 입주를 완료한 아파트들은 북아현2구역과 북아현3구역이 분양할 때쯤 입주 3~5년 차를 맞는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아현뉴타운이 시세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마포구 프리미엄이 있다고 해도 노후 아파트는 새 아파트 가격을 따라갈 수 없다”며 “향후 더 새집인 북아현뉴타운을 중심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선 중개업소와 이 지역 수요자들이 일대에서 가장 뛰어난 입지로 꼽는 곳은 북아현2구역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시공하게 될 이곳은 충정로역을 도보권에 둔 2·5호선 역세권 아파트다. 총 2274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다. 신촌 B공인 관계자는 “대형 시공사에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뛰어나다”며 “2-2구역 내 노후주택 매물에는 2억7000만~3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아현뉴타운과 북아현뉴타운에서는 각각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짓는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GS건설이 아현뉴타운 염리3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마포그랑자이는 강북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지다. 3월께 1694가구 중 44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도보 5분 거리다. 현대건설이 북아현1-1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북아현 힐스테이트도 다음달 분양을 준비 중이다. 1226가구 중 34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