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부동산 정책 시행으로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장은 19일 한국감정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17년도 부동산시장 동향 및 2018년 전망’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부동산 대책, 금융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매수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주택 매매 위축… 거래량 13% 줄 듯"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매매가격은 지난해 2.4%에서 올해 0.8%로,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1.4%에서 보합(0%)으로 내린다는 게 한국감정원의 예측이다. 올해 주택 거래량은 82만 건으로 지난해(95만 건)보다 1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돼 아파트 가격 상승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을 시행한 2007년 관리처분 승인 건수는 25개 구역으로, 2006년(60개 구역)보다 58% 감소했다. 채 원장은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기간엔 신규 재건축 사업이 감소했으나 유예로 돌아서자 사업이 다시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06년 23.4%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다음해 상승률이 7%로 떨어졌다. 강남구는 같은 시기 28.2%에서 -0.2%, 서초구는 27.1%에서 -0.3%, 송파구는 25.3%에서 -0.5%로 모두 하락 반전했다. 채 원장은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직전에 매매가가 상승하다 시행 이후 크게 내렸다”며 “올해 시장도 재건축 후 미래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어 약세를 보인 2006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외부인의 주택 매입과 노후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통계를 앞세워 투자 수요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서울 주택을 사들인 외지인은 2016년 17%에서 지난해 19.3%로 늘었다. 강남3구도 같은 기간 18.8%에서 21.5%로 증가했다. 채 원장은 “초과이익환수제가 유예된 2013년부터 준공 20~30년 또는 30년 초과된 아파트 매수 거래가 늘었다”며 “통계를 보면 투자 수요가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여기에 실수요가 가세해 상승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은 또 주택담보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9개월 내 전국에서 가장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9개월간 변동폭은 -0.76%, 12개월간 누적 하락폭은 -0.82%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0.05%씩 내릴 전망이다. 주택수요·공급이 많은 경기는 다른 지역에 비해 금리 인상에 민감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