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변경 놓고… 송파구민·서울시 '충돌'
내년 착공 예정인 위례신사선 노선을 둘러싸고 송파구 문정·가락동 일대 13개 아파트 단지 주민들과 서울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기존 노선도를 변경해 가락·문정동 일대를 지나가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국토교통부, 국회 청원을 넣고 집회를 하는 등 강력 대응을 준비 중이다.

가락·문정동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인 가락프라자, 문정래미안, 올림픽훼밀리, 문정시영 등 13개 단지 주민 2만여 명은 ‘위례신사선 경전철노선 부분변경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위례신사선 노선 변경 청원을 지난해 말 서울시에 제출했다.

위례중앙역~동남권 유통단지역~가락시장역으로 통하는 기존안을 동남권 유통단지역~장지동 주민센터~문정동 현대아파트사거리~가락시장역으로 바꿔달라는 내용이다. 기존 안보다 길이는 1.73㎞, 역은 2~3개 늘어난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향후 이들 단지 1만여 가구가 교통난에 시달린다는 이유에서다.

조동식 위원은 “기존 안은 8호선으로 연결된 곳에 경전철을 중복 투자하는 것”이라며 “노선을 변경하면 낙후된 주거 환경을 개선해 지역 균형발전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장지터널이 개통되며 위례신도시에서 넘어오는 차량으로 인해 교통난이 가중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기존안은 5년 전에 정해진 탓에 재건축 이후 인구 증가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진위가 제출한 안은 기존 안보다 경제적 타당성이 0.08~0.10포인트 줄어든다”며 “공공투자관리센터가 변경안을 검토한 결과도 늘어나는 사업비용에 비해 수요 증가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선을 변경하면 개통 시기가 2~3년 늦춰진다는 점 역시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는 이유다. 국토부 광역교통개선대책 등을 변경하고 민자적격성을 다시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주민도 해당 노선 개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역민원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가장 객관적 기준인 경제적 타당성을 기준으로 원안을 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례신사선이 개통되면 위례역에서 신사역까지 이동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문정동 A공인 관계자는 “교통 수단이 부족한 가락·문정동 일대엔 직주근접이 중요한 요소”라며 “노선 사업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호가가 몇 천만원씩 오른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