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3만5000여가구로 56.4% 차지…서울 5만7천여가구 분양
건설사 올해 이월분 포함 공격적 편성…실제 분양은 주택경기에 달려


내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건설사들은 연간 40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양 성수기였던 2015년(43만4천383가구)과 맞먹는 수준으로, 당초 내년 분양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올해 말부터 입주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내년 41만여 가구 분양 예정…올해 실적보다 58% 늘어
25일 연합뉴스와 부동산114가 공동으로 국내에서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들의 내년 민영 아파트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총 409개 사업장에서 41만7천786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민영 아파트 분양 실적인 26만4천907가구 대비 57.7% 늘어난 것이며, 작년 말에 조사된 올해 계획 물량(29만8천331가구)과 비교해도 10만 가구, 최근 5년(2013∼2017년) 평균 분양실적(30만7천774가구)에 비해서는 11만 가구(36%)나 많은 수치다.

당초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청약수요 감소와 집값 약세를 점치며 내년 신규 분양물량도 25만∼32만 가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조사 결과 민간 건설사들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물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2∼3년 간 분양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건설사들이 올해까지도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한 영향이 크다.

또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일반 분양이 가능한 사업장이 늘었고, 올해 조기 대선과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분양 일정이 내년으로 이월된 경우도 상당하다.

다만 내년 입주물량 증가로 일부 지역은 공급 과잉 우려가 있고 청약 규제와 중도금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산재해 실제 이 물량이 분양시장에서 모두 소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이나 일반 도급사업 수주를 확대하면서 분양물량이 늘어난 상태"라며 "내년 실제 분양은 정책 변화나 집값 등 주택경기를 봐가며 공급 시기와 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에 분양물량이 가장 많이 잡힌 달은 3월로, 총 5만9천17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어 9월이 3만6천608가구로 두 번째로 많다.

분기별로는 1분기에 10만263가구가 예정돼 있고 2분기 7만487가구, 3분기 6만1천362가구, 4분기에 4만8천968가구가 잡혀 있다.

올해 6만7천여가구에 그쳤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물량은 내년에 총 17만3천259가구로 전체의 41%까지 늘어난다.

◇ 수도권에 56% 집중…공급 과잉 논란도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23만5천430가구로 전체의 56.4%가 몰려 있다.

지방은 18만2천356가구로 전체의 43.6%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의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내년 경기도의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3만9천257가구로 올해 분양실적(7만1천891가구)의 2배 수준이 계획돼 있다.

특히 과천의 경우 과천 주공아파트 재건축 분양과 올해 예정됐던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경기도는 내년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신규 분양물량도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기, 비인기 단지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기도 다음으로는 서울이 많다.

서울은 내년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해 올해보다 34.3% 증가한 5만7천208가구(조합원분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인천은 3만8천965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부산의 분양물량이 가장 많다.

올해보다 76% 늘어난 4만5천158가구가 예정돼 있다.

최근 미분양 증가로 올해 분양물량이 9천200여가구에 그쳤던 충남은 내년에 138%에 달하는 2만2천68가구가 분양된다.

이어 경남 1만7천962가구, 대구 1만6천567가구, 광주 1만5천408가구, 강원 1만3천791가구, 경북 1만2천662가구, 울산 9천116가구, 대전 8천927가구, 충북 8천887가구, 세종 5천504가구, 전남 3천297가구, 전북 3천9가구가 예정돼 있다.

건설사별로는 GS건설이 3만여가구로, 올해(2만4천467가구)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물량을 쏟아낼 태세다.

이어 대우건설(2만4천785가구), 대림산업(2만3천918가구), 포스코건설(2만2천842가구), 롯데건설(2만794가구) 등이 2만 가구 이상 분양할 예정이고 현대산업개발(1만5천가구), 현대건설(1만4천282가구), SK건설(1만1천165가구), 현대엔지니어링(1만895가구) 등 1만 가구 이상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내년에 6천402가구 분양을 계획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