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경매 주요 지표가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종 부동산, 금융 대책이 쏟아지고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는 등 대외 변수가 늘면서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경매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전국 법원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5.6%로 10월과 동일했다.

평균 낙찰가율 75.6%는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상위 10위권 기록이며, 2017년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5월(78.7%) 이후 두 번째 높은 기록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낙찰가율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표들은 낙찰가율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쟁률을 나타내는 전국 법원경매 평균 응찰자는 11월 3.6명으로 전월대비 0.1명 하락했으며, 지난 7월 4.2명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4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감소하는 가운데 가격만 유지되고 있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공급도 늘었다.

11월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9천328건으로 전월대비 730여 건 증가해 지난 5월(1만438건)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많았다.

10월 장기간 추석 연휴의 여파로 법원에서 진행되지 않은 누적된 물건들이 11월에 풀린 영향으로 보이며, 부동산 경기 하락 예상으로 경매 진행 이전에 매각되던 물건이 줄어든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 보면 대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주거시설의 경우 낙찰가율이 10월보다 소폭(0.3%포인트) 상승하며 87.1%를 기록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거시설 규제로 '풍선효과'를 기대했던 업무상업시설(66.1%, 전월대비 0.3%포인트 감소), 토지(76.2%, 전월대비 2.5%포인트 감소)의 가격 지표는 오히려 하락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고경쟁, 고낙찰가 시대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에 혼돈이 다소 발생하고 있다"며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현상이 명확한 만큼 당분간 가격 지표에 혼돈이 올 수는 있겠지만,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외곽, 물건으로 보면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연립, 다세대부터 낙찰가율 조정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혼돈의 경매시장'… 투자자 줄고, 낙찰가 고공행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