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상업·업무지역에 지어진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 남은 방을 외국인에게 단기로 제공하는 공유숙박, 여러 명이 집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등 대안 주거상품(옵션 B)이 전통 주거시설(옵션 A) 못지않게 각광받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집 안에서 구현되고 지진 등에 대비한 ‘안전공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은 한국갤럽 등과 공동으로 벌인 미래주택설문조사, 소비자간담회, 세계 각국의 트렌드 조사 등을 토대로 ‘2018~2019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6일 발표했다. 주거공간 대안(옵션 B) 전성시대, 도심 공간 퍼즐 교체(비주거 시설의 주거단지화), 집 근처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올인빌(all in vill) 부상, 횰로(나홀로 욜로) 공간 수요 증가, 초지능·초연결 플랫홈(platform+home) 등장, 주거공간 질적 전환, 안전주택 선호 등이다.
틈새 주거상품이 주류로… 아파텔·셰어하우스 전성시대 온다
주거공간 ‘옵션B’ 인기

우선 금융규제 강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그동안 틈새 상품으로 인식됐던 주거시설이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초소형 주거시설, 단기임대주택(공유숙박), 셰어하우스,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일반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도심에서 제 기능을 상실한 백화점, 사무실, 공장 등이 도시재생과 만나 새로운 인기 주거공간으로 변신하는 ‘도심공간 퍼즐 교체’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심 자투리 땅이 개발되고 낡거나 기능을 다한 도심 사무실이 주거 중심의 새로운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이다.

집 주변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즐기고 누리는 ‘올인빌 현상’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거주자들이 집 근처 15분 거리 내에서 쇼핑이나 레포츠, 여가 등 일상에 필요한 것들을 충족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이미 집 근처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역세권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학세권(좋은 학군), 숲세권(공원숲 주변), 몰세권(대형몰 주변)도 주택 선택의 기준으로 부각하고 있다. 거주지를 선택할 때 편의점이나 커피숍 인접성까지 고려하는 추세다.

한 번뿐인 인생 … 나홀로 공간 인기

혼술, 혼밥, 혼행, 혼놀 등이 일상화되고 혼자서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이른바 ‘횰로 공간’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는 욜로(YOLO)족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카페 같은 집이나 책방 같은 거실을 표방한 인테리어·리모델링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주거공간은 더욱 똑똑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사물인터넷으로 운영되는 ‘초연결·초지능 플랫홈’이 확산된다는 얘기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스템을 갖춘 원격 재택근무 홈 오피스가 등장하고, 음성인식으로 집과 대화도 할 수 있게 된다.

주거공간은 질적으로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일부 펜트하우스에서나 가능했던 높은 천장, 복층, 테라스 등이 대중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주차대행이나 식음료 서비스, 게스트하우스 운영, 반려동물 관리 등 다양한 주거 서비스가 보편화할 전망이다.

지진, 테러, 미세먼지 등이 이슈가 되면서 화재 등 기본적인 안전지대 수요를 넘어 지진, 테러 등에 대비한 지하벙커, 자동센서 출입시스템, 배관 청소 로봇 등을 갖춘 차세대 안전주택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앞으로 주거공간은 라이프스타일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급속도로 변할 것”이라며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주거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주거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