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아르테온' 미계약분 온라인 청약 후 현장 추첨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모습. 현대건설 제공
'고덕 아르테온' 미계약분 온라인 청약 후 현장 추첨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모습. 현대건설 제공
업계에서 처음으로 미계약분에 대한 온라인 추첨을 진행한 ‘고덕 아르테온’이 6일 당첨자를 발표했다. 당첨자 발표 게시글에는 부정 추첨을 일체 하지 않겠다는 윤리서약서도 첨부됐다.

앞서 현대건설은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아르테온’의 미계약분에 대해 온라인 추첨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미계약 물량을 온라인 추첨으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선착순 모집, 현장 추첨 등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계약분에 대해 현장 추첨, 선착순 모집 등을 진행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와‘서초 센트럴 아이파크’의 경우, 청약을 위해 평알 아침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천여명이 몰려들며 장사진을 이뤘다.

밤새서 줄을 서거나 앞번호를 사고 파는 등 과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추첨 현장에서는 줄만 대신 서주고 몇 백만원을 챙기는 이른 바 ‘줄피(줄 프리미엄)’도 등장했다.

‘고덕 아르테온’ 관계자는 온라인 추첨을 진행하며 "모델하우스 앞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 등에 대한 지적이 많아 시범적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진행한 미계약분 온라인 청약에는 66가구 모집에 총 1만5221명이 접수해 평균 23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1순위 평균 경쟁률 평균 10.5대1의 20배를 넘는 수치다.

온라인 추첨이 선착순, 현장 추첨의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현대건설은 추후 분양한 ‘신길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의 미계약분 판매에도 같은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첨자 명단에 첨부된 '윤리서약서'.
당첨자 명단에 첨부된 '윤리서약서'.
일각에서는 추첨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결제원에서 주관하는 것이 아니어서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 추첨과 달리, 추첨 과정을 청약자들이 직접 볼 수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현대건설 측도 이런 시선을 염두에 둔 듯 당첨자를 발표하며 추첨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현장에 30여 명 정도의 청약자들이 직접 자리한 상황에서 추첨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당첨자 발표 페이지를 통해 ‘본 추첨은 공정 추첨 소프트웨어 유니피커를 이용하였으며 부정 추첨 방지를 위한 공정추첨 인증레벨 CERT-UNI를 획득하였다’고 명시했다.

‘당사는 투명하고 공정한 추첨 진행을 위해 일체의 불공정한 행위(응모자 정보 및 당첨자 정보 임의 조작, 개인정보 유통/판매)를 하지 않겠습니다’는 내용이 담긴 윤리서약서도 첨부했다.

이번 추첨은 주식회사 봄봄모바일에서 당첨자 추첨 프로그램 유니피커를 통해 이뤄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추첨 시스템과 별개로 부적격자를 줄여 미계약분 물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인터넷청약에서 가점 조건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등 전산화 돼야 부적격자 발생이 줄고 이같은 문제도 불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부적격자 대부분은 유주택/무주택 여부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청약 시스템이 좀 더 선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