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공급 확대 방안
신규택지 확보 눈에 띄고
주거취약층별로 맞춤형 지원
경기 남부 쏠림현상은 아쉬워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발표 연기
다주택자 눈치보기로 거래 줄 듯
주거복지 로드맵에 대한 전문가 평가 "서민 주거안정 효과… 서울 집값 잡기엔 역부족"

정부가 29일 내놓은 ‘주거복지로드맵’에 대한 부동산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기대 반 아쉬움 반’이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서민, 청년층, 신혼부부 등과 실수요자를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꼼꼼한 공공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중산층을 위한 민간아파트 공급 계획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서울 수요를 만족할 만한 입지가 적은 데다 공급 물량도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 집값 잡기엔 역부족”

역대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은 주로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에 치우쳤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청년층 신혼부부 노인층 등 다양한 주거취약 계층에 대한 공급책을 마련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선진국처럼 생애단계별·소득수준별로 촘촘한 주거복지 대책을 마련했다”며 “밑그림대로만 시행되면 장기적으로 서민 주거 안정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그간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을 내세운 정부에서 처음으로 분양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신규 택지 확보와 같은 공급 정책이 나왔다”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 집값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왔다. 무엇보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물량이 많지 않다. 40여 개 신규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물량 16만 가구 중 민간분양 물량은 6만5000가구에 불과하다. 택지 규모가 미니 신도시급으로 작다는 점도 한계다. 서울 출퇴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도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택지 공급 계획이 경기 남부권 등 수도권 외곽에 집중됐다”며 “이 일대는 서울 집값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공급하는 데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주택시장에 영향력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책 변화에 따른 ‘이름 바꾸기’일 뿐 공급 물량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100만 가구 공급’이란 수사를 자세히 뜯어보면 원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년 공급하던 물량도 3분의 2 가까이 포함돼 있다”며 “절대 공급 물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관망세 지속”

다주택자를 겨냥한 주택 임대사업 등록자 인센티브 공개가 또다시 연기된 것도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당초 정부는 임대사업 등록자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지난 9월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달과 다음달로 두 차례 연기했다. 다주택자들은 임대사업자 등록이 유리할지 내년 4월 양도세 중과조치 이전에 매도하는 것이 나을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보유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서 서울 지역은 매물 부족에 따른 호가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상우 연구위원은 “인센티브 공개 연기로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다주택자들의 향후 움직임이 더 불확실해졌다”며 “이는 결국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화 기업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결국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놔야 공급의 숨통이 트인다”며 “내년 4월1일부터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선한결/조수영/설지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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