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사실상 부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 넘으면 1차 대상
청약경쟁률 높은 곳도 해당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주목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 시내 모든 자치구가 분양가 상한제 공통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상한제 대상지역을 선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한 달간 거래량이 60% 감소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 시내 모든 자치구가 분양가 상한제 공통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상한제 대상지역을 선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한 달간 거래량이 60% 감소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7일부터 공포·시행됐다. 이전에는 적용 요건이 너무 엄격해 유명무실하던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부활한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 24개 자치구 등이 분양가상한제 사정권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량요건을 면밀히 따진 뒤 주택가격 급등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한 신중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요건 완화

서초 뺀 서울 24개구 분양가상한제 '사정권'

앞으로 적용할 분양가상한제는 최근 3개월간 한국감정원 기준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이 통계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곳(1차 정량요건)을 먼저 대상으로 한다. 적용 최소 단위는 자치구 또는 군이다. 서울은 구 주택가격지수 상승률과 서울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비교한다.

1차 정량요건을 충족하면서 △직전월부터 소급해 12개월간 해당 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초과하는 경우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평균 청약 경쟁률이 각각 5 대 1을 넘거나 전용면적 85㎡ 이하 청약 경쟁률이 10 대 1을 초과하는 경우 △3개월간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경우 등 세 가지 2차 정량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적용 대상이 된다. 이후 최종적으로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주변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질 가능성이 있는지 등 정성요건을 따져 지정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 합산 금액(가산비 포함) 이하로 정해야 한다. 공급업체는 택지비와 직·간접 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을 공개해야 한다. 일반분양주택은 7일 이후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하는 곳부터,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7일 이후 처음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 대상이다.

◆바로 적용하진 않을 듯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개월(8~10월)간 서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18%다.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두 배(0.36%)를 넘으면 1차 정량요건에 해당된다. 서울에선 서초구(0.22%)를 제외한 24개 구가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3개월간 집값 추이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 25개 구 전역은 지난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9월부터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이 줄었다. 지난달 마포구 상승률(0.16%)은 8월(0.45%)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양천구 변동률은 8월 0.62% 상승에서 9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지난달 0.16%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8·2 대책 이전 증가분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집값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에 따라 1차 정량요건 충족 여부가 가변적이라는 뜻이다.

단, 서울 민간택지는 재건축 단지가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달 7일 이후 관리처분인가 신청 단지’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데, 관리처분인가와 일반분양 사이엔 최소 수개월의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청약 경쟁률 충족 지역 다수

2차 정량요건 가운데 하나인 청약 경쟁률은 서대문 영등포 강동 등이 해당된다. 서대문구는 지난달 래미안루센티아, 8월 DMC에코자이의 청약 경쟁률이 5 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달 영등포뉴타운꿈에그린, 7월 신길센트럴자이가 공급된 영등포구도 마찬가지다. 강동구 고덕동에선 6~7월 공급된 센트럴아이파크, 센트럴푸르지오, 롯데캐슬베네루체 등이 모두 평균 5 대 1을 넘었다. 최근 2개월간 한양수자인 사가정파크, 라온프라이빗이 공급된 중랑구도 2차 정량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강남구는 9월 래미안강남포레스트 경쟁률이 높았으나 이 밖에 올해 공급된 주택이 없다. 서초구는 센트럴아이파크,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청약 경쟁률이 높았으나 1차 정량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이달 중순 이후 발표된다. 그러나 8~9월 주택거래량이 8·2 대책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대부분 줄어들어 거래량 관련 2차 정량요건을 충족하는 곳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2개월 분양가 상승 정량요건 역시 지난달 통계가 아직 집계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당 평균 분양가가 전년 동월 대비 8.4% 오른 만큼 지역별로 이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달 전국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8%에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량과 분양가 요건 충족 여부까지 모두 나오는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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