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10% 보장한다지만…분양형 호텔도 '공실 진통'
외국인 관광객 급감 여파
운영업체 부도 사례도
분양형 호텔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됐다. 개인투자자에게 객실을 분양하고 향후 호텔 운영 수익금을 나눠 갖는 상품이다. 대부분의 시행사가 총 분양가 대비 5~10%의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기준금리 연 1%대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 내에서만 분양형 호텔이 35개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분양형 호텔 ‘라마다 호텔 앤 스위트 남대문’ 운영사인 폴앤파트너스는 지난해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5년 6월 제주 서귀포시에 문을 연 A호텔은 투자자와 운영사 간 갈등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영업이 중단됐다. 이 호텔은 객실 342실 가운데 170실은 투자자 142명에게 분양됐지만 나머지 172실은 분양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면서 약속한 수익금이 제대로 배당되지 않았다. 투자자 142명이 호텔 측에 객실 임대차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서 양측 간 고소전이 진행 중이다.
분양형 호텔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분양 시 제시하는 수익률은 1년 내내 만실일 경우를 전제로 산정하는데, 수선과 유지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상품이 대다수다.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도 투자금 회수에 악재로 꼽힌다.
분양형 호텔은 경매시장에도 등장했다. 지난해 말 서귀포시의 분양형 호텔 오션팰리스 14개 실이 제주지방법원 경매법정에 물건으로 나왔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분양형 호텔은 위탁운영 주체와 소유자가 달라 입찰 시 위탁계약의 승계여부 및 비승계 시 재계약 여부, 개별이용 가능 여부, 관리비 문제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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