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동탄면 동탄2신도시 아파트(동일 주택형) 매매가격이 입지에 따라 최고 2억7000만원까지 차이 나고 있다. 동탄역 인근 역세권 단지들은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붙어 있지만 남동탄 등 외곽지역 단지는 분양가보다 1500만원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역세권 여부나 조망, 평면, 향 등에 따른 차별화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집값에 미치는 변수를 꼼꼼하게 따져본 뒤 매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평형인데…입지가 가른 집값 2억7천만원
◆동탄역세권·호수공원 주변 인기

입주 물량 급증 영향으로 동탄2신도시 매매·전셋값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서발 고속열차(SRT)와 고속철도(KTX)가 지나는 동탄역 인근 역세권 단지는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동탄역 우측에 있는 시범단지인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 호가는 6억2000만~6억5000만원에 달한다.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5억6000만~6억원을 호가한다. 동탄역 좌측에 있는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동탄린스트라우스 등의 분양권에도 9000만~1억원가량 웃돈이 붙어 있다. 2019년 입주 예정인 이 단지들은 초역세권, 뛰어난 상업지역 접근성 등 장점을 업고 강세를 띠고 있다.

남동탄 호수공원 인근 주택도 인기다.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분양권엔 웃돈이 5000만원 안팎 붙어 있다. 뛰어난 호수 조망권이 동탄역과 멀다는 약점을 완전히 상쇄하고 있다.

그러나 남동탄 외곽 지역에는 미분양 상태이거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가 많다. A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 대비 1500만원 떨어진 3억7000만~3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동탄역 인근 동일 주택형보다 2억7000만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B단지는 프리미엄이 아예 없고, C단지는 500만~1000만원 정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동탄역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많지만 교통 편의성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은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며 “외곽 단지 저층이거나 시공 하자가 있는 단지 등 이유가 있는 곳에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동탄역 인근 청계동의 3.3㎡당 매매가는 1438만원으로, 동탄2신도시 내에서 가장 비쌌다. 올해 1분기(1430만원) 대비 소폭 올랐다. 이에 비해 남쪽에 있는 동탄면의 3.3㎡당 매매가는 지난해 4분기(1243만원) 대비 4.7% 떨어진 1185만원을 기록했다. 동탄2신도시 북쪽에 있는 영천동의 3.3㎡당 매매가격은 1202만원이다.

◆입주 폭탄 극복할까

동탄2신도시 집값은 당분간 보합 내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입주 물량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동탄신도시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모두 4만5727가구다. 올해 1만3156가구가 집들이하는 데 이어 내년엔 2만1982가구, 2019년엔 1만589가구가 입주한다.

한꺼번에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올 들어 동탄신도시 전셋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동탄면의 ‘호반베르디움3차’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은 1억8000만~2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탄2신도시 입주 영향으로 인근 용인 안성 등 경기 남부 집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용인 매매가격은 0.05%, 안성은 0.34% 하락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동탄2신도시가 동탄1신도시, 수원, 용인 남부권 거주자를 빨아들이면서 경기 남부권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입주 충격이 향후 2~3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투자 목적으로 경기 남부권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