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아파트 시장을 겨냥해 청약·전매·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번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오피스텔과 상가는 분양권 거래가 자유롭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도 오피스텔과 상가로 뭉칫돈이 몰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7만771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2665건)보다 45%가량 증가한 수치다.
김포 ‘한강 메트로자이’
김포 ‘한강 메트로자이’
일부 수익형 부동산 청약경쟁률 ↑

6·19 부동산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GS건설이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서 선보인 ‘한강 메트로자이’ 오피스텔 청약에는 총 200실 모집에 5000여 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5 대 1. ‘한강 메트로자이’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인 7 대 1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예비 청약자들이 새벽부터 모델하우스 앞에서 진을 치고,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개관한 경기 고양관광문화단지 ‘일산 한류월드 유보라 더 스마트’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총 2만여 명이 다녀갔다. 청약자들이 몰려 지난달 28일 당첨자 발표가 두 시간가량 연기되기도 했다.

상가도 비슷한 모양새다. 대책 발표 당일인 지난달 1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수도권 단지 내 상가 입찰에는 약 230억원이 몰려 판매가 완료됐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경기 구리 갈매, 인천 가정 등에서 상가 55호가 총 228억원에 낙찰됐다. 경기 화성 봉담에 들어서는 한 상가는 낙찰가율 302%를 기록했다. 낙찰가가 당초 감정가의 세 배 이상이었다는 얘기다.

입지·배후 수요·교통 등 따져야

오피스텔과 상가 투자를 위해서는 입지와 향후 개발 호재, 임대 수요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배후 수요가 탄탄한 지역은 안정적으로 세입자와 소비자를 찾을 수 있다. 새로 조성된 택지지구에 입지하거나 주변에 산업단지, 공공기관, 대학교 등이 있는 경우가 그렇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은 주거 편의를 제공하는 상품이 세입자들을 꾸준히 확보한다. 특화 평면을 적용하거나 대규모 단지로 커뮤니티 시설 등 인프라를 잘 조성한 곳 등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R1블록에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49층, 9개 동에 전용면적 84㎡ 총 2784실이 들어선다. 모든 실을 소형 아파트식 평면으로 설계했다. 거실, 주방·식당, 방 3개, 화장실 2개, 파우더룸 등으로 구성했다. 송도국제도시 최초로 전 실에 테라스를 설치해 공간 활용을 높였다. 2020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1호선 ‘랜드마크시티역(가칭)’ 역세권 단지로 교통 여건이 우수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특별시 3-3생활권 H3·H4블록에 지난 5일부터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도 아파트식 오피스텔 설계를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최고 6층, 2개 동에 전용면적 79㎡인 64실이 들어서는 단지다. 전 실이 방 3개, 화장실 2개, 독립된 주방으로 구성됐다. 지난 4월 같은 이름으로 분양한 아파트의 후속 분양 물량으로 생활 인프라도 잘 갖췄다. 단지 내에 대규모 스트리트형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상가는 총 256호가 분양된다. 아파트 672가구, 오피스텔 64실의 고정 수요를 확보했다.

상가의 경우엔 역세권에 있는 상품이 풍부한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어 투자처로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공실 위험이 적고 임대료 수익은 높아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암사’ 단지 내 상가는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인근에 조성된다. 연면적 총 5018㎡ 규모에 지상 2층, 총 55호로 구성된 스트리트형 상가다. 암사역에서 이어지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노선이 개통되면 유동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에 대규모 주거타운이 형성된 것도 장점이다.
‘힐스테이트 암사’의 단지 내 상가
‘힐스테이트 암사’의 단지 내 상가
공급량 증가, 대출금리 ‘변수’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만 생각하고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공급량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공급이 지나치게 늘면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공실 위험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가 예정된 오피스텔은 3만791실에 달한다. 전년 동기(2만7321실)에 비해서는 12.7% 늘었다. 내년 입주량은 6만9552실로 예상된다. 연내 분양이 예정된 물량도 45개 단지 약 1만7400실에 달한다. 상업용 건축물 인허가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물량은 총 4814만㎡로 2010~2014년 연평균 인허가 물량(3282만㎡) 대비 46.7% 증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오피스텔 투자는 통상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며 “임대 공급이 증가하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추가 대출규제 강화나 대출금리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투자 전 상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