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집값 상승세가 그칠 줄을 모른다. 중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할 것 없이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캐나다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의 가계부채 증가를 경고하고 관련 대책을 내놓으라고 권고했지만 먹히지 않고 있다.

◆파리도 뛰어올라

프랑스 대선이 치러진 지난달 파리의 부동산 가격은 평균 11.8%(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파리 교외의 주택은 ㎡당 1만유로(약 1265만원)를 넘는 곳이 많다. 보르도 지역은 30% 이상 올랐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스페인은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마드리드의 임대료는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7%, 바르셀로나는 50% 급등했다.
차이나 머니의 '공습'…파리·밴쿠버 집값 1년새 10% 넘게 뛰었다
캐나다 밴쿠버는 주택가격이 4년간 47% 뛰어올랐다. 미국 시애틀과 오클랜드도 밴쿠버와 맞먹는다. 정부 규제에도 중국의 아파트 가격은 치솟고 있다. 일본 니혼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아파트 가격변동률은 지난해 10월 대비 20% 상승했다. 상하이는 8.8% 올랐다.

◆‘차이나 머니’의 확산

집값 상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밀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아직도 유효하다.

차이나 머니의 확산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4년 가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본만 1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자금 대부분이 유명 도시들의 집값을 크게 올렸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중국 자금이 미국에서 구매한 주택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2만9000채로 270억달러어치에 달했다. 지난해 구입한 주택은 더욱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자금 유입은 해당 국가 주택 소비자들의 구매의욕도 부채질했다.

◆한국 부동산도 상승세

한국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2012년 저점을 기록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2013년부터 상승 반전했다. 올해(1~5월) 들어서도 0.50% 상승했다. 특징적인 것은 차별화가 심하다는 점이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0.96%,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1.27% 올랐다. 그러나 경기지역 경기 지역은 0.31%, 인천은 0.09%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빠진 건설회사들이 아파트를 짓지 않아 인기 주거지역에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거품 논란은 계속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거품이 일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도 부동산 시장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및 유럽에서 통화완화정책이 지속되는 한 부동산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과도한 레버리지(차입)가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오춘호 선임기자/조수영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