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가구 늘며 수요 급증, 설계 발달…사용면적 넓어져
서울 강남권에서 전용 59㎡ 규모 소형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10억원을 넘어가는 것은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령화 핵가족화 등으로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평형을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맞벌이가 일반화되면서 수도권 신도시의 넓은 집보다는 서울 시내에 있는 작은 집을 선호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단지마다 전용면적 59㎡가 전체 가구 수의 20% 정도에 불과해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도 “자녀를 출가시킨 고령층도 병원 상업시설 등이 가까운 도심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 “신도시에서 서울로 오거나 서울 시내 넓은 집을 팔고 작은 집을 구입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의 총 사용면적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요즘 공급되는 전용 59㎡의 총 사용면적은 10년 전 공급분의 총 사용면적보다 23㎡ 정도 넓다. 설계기술이 발달하고 지하주차장, 커뮤니티시설 등 공용공간 면적이 크게 늘어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요즘 아파트는 소형이라도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며 “예전엔 아파트가 낡았더라도 미래 투자가치를 내다보며 샀지만 최근엔 좋은 입지에서 새 집의 높은 사용가치를 당장 누리며 살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북뿐만 아니라 강남권에서도 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가장 높게 책정하고 있다. 26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서울 강동구 상일동 ‘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의 3.3㎡당 분양가격은 2400만원대다. 이에 비해 전용 84㎡ 분양가는 3.3㎡당 2100만원대에 그쳤다.

소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초소형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건국대 산학연구팀과 공동으로 2010~2015년 수도권에서 분양한 29개 단지 총 2만6329가구를 분석한 결과, 전용면적 40~50㎡의 67%를 ‘50세 이상’이 사들였다. 50대가 36.4%, 60세 이상이 30.3%를 차지했다. 40대는 25.8%, 30대는 7.6%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