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도 성격따라…억척형은 다가구, 공주 스타일은 아파트"
“자신의 성격을 잘 알아야 부동산 투자에 성공합니다.”

지난달 24일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원칙》(한경BP·사진)이란 책을 출간한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이 다르듯 개개인의 성격에 맞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부자는 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온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이라며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격과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자산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주식에, 마음이 쉽게 변하는 사람은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식이다. 그는 “부동산의 가장 큰 약점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진득하지 못하고 촐랑대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 점이 자산관리에 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노후 대비용으로 쉽게 떠올리는 주택 임대업도 감정노동의 힘겨움을 알아야 실패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척척 잘하고 감정에 잘 휘둘리지 않는 억척스러운 스타일이라면 많은 세입자를 상대하는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업이 맞지만, 반대로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거나 소심하고 기가 약한 ‘공주’ 스타일이라면 상대적으로 관리에 품이 덜 들어가는 아파트 임대가 낫다”고 조언했다.

연령대에 맞는 부동산 투자도 강조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 마음 편한 게 최고”라며 “60대 이상은 건물 연면적이 넓고 세입자가 많아 관리하는 데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드는 빌딩이나 중소형 건물보다 구분상가(층·호수별로 구분 등기된 개별 점포)의 1층 커피숍이 낫다”고 했다.

그는 또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나만의 자산 재설계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1t의 장밋빛 청사진보다 1g의 작은 실천이 더 중요하다”며 “실패를 줄이기 위해선 적어도 1년 정도 현장 조사를 하며 스스로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부동산 투자는 최선보다 차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목적보다 필요로 하는 부동산을 살 때 여유와 편안함을 더 느끼고 가격 스트레스도 적은 까닭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