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쓸어담는 중국인들
지난해 외국인들의 국내 토지 매입 열기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유독 중국인들만 거침없이 땅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KB금융경영연구소의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인(중국 교포 포함)은 국내에서 262만㎡의 땅을 사들였다. 국적별로 봤을 때 압도적인 1위다. 그 뒤를 기타 국가(101만㎡), 미국(97만㎡), 일본(11만㎡) 투자자 등이 이었다.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는 전체 국토의 0.2%에 해당하는 총 2억3220만㎡(총 10만5413필지)다. 이 중 중국인 소유는 1685만㎡(2만208필지)로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가장 가파르다. 중국인의 땅 매입 면적은 2015년 22.4%, 지난해 19% 증가했다.

중국인이 매입한 땅은 2011년과 비교하면 약 4배 이상 늘었다. 2011년 370만㎡에 불과했던 중국인 보유 토지는 작년 약 1690만㎡로 5년간 3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보유 필지 면적은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들의 건물·주택 등 건축물 보유량도 2011년 7046건에서 지난해 1만587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주로 서울(33%)과 경기(22%)에서 건축물을 사들였다.

김열매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외국인이 단기간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국내 거주 중국인이 101만명 이상이고 대부분 생산가능인구인 점, 절반가량은 수도권 특정 지역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인 유입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국지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