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해외 건설공사 수주가 잇따르고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 절벽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고위급 인사를 해외건설 수주 대사로 임명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어 해외건설 수주시장 분위기도 개선될 전망이다.

31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3.7㎞ 길이 현수교와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차나칼레 프로젝트’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를 건설하는 공사로 사업비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도로·교량 운영을 통한 통행료 수익으로 건설비를 회수하게 된다. 이광석 SK건설 전무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모두 맡는다는 점에서 기존 토목 공사 수주와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앞서 작년 12월 이란 이스파한오일정유회사가 발주한 2조3036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수주했다.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글로벌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이란에서 따낸 대형 공사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말 이란 시르잔 복합화력발전소 개발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산중공업 인도 현지법인인 두산파워시스템즈인디아는 인도에서 2조8000억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두 건을 따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4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2010년 715억8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까지 6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주 텃밭인 중동 국가들이 저유가 여파로 건설공사 발주를 줄이면서 2015년 461억4434만달러로 200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81억9231만달러로 2006년(164억6816만달러) 이후 최저치에 그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