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 서귀포시와 제주시 일대는 땅값 상승률 8%대를 기록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가장 지가가 많이 오른 곳으로 조사됐다. 땅값과 함께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사진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제주시 노형동 일대. 한경DB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와 제주시 일대는 땅값 상승률 8%대를 기록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가장 지가가 많이 오른 곳으로 조사됐다. 땅값과 함께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사진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제주시 노형동 일대. 한경DB
지난해 전국 땅값이 전년보다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9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강원은 토지거래량 증가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연간 전국 지가변동률을 25일 발표했다. 제주가 8.33%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조선업 경기 불황이 깊어진 경남 거제시와 울산 동구는 땅값이 떨어졌다.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등 인프라가 확대되며 주택수요가 몰리고 있는 강원은 토지거래량 증가율(17.8%)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제주·부산 '관광도시' 땅값 들썩…거제·울산 '산업도시'는 풀썩
◆땅값 상승률 제주 1위, 거제 최하위

지난해 전국 지가는 전년보다 2.7% 상승하며 2010년 11월 이후 7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2.4%)에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땅값이 모두 상승했다. 수도권(2.53%)보다 지방(2.99%) 상승률이 더 높았다. 제주(8.33%)에 이어 세종(4.78%) 부산(4.17%) 대구(3.93%) 대전(3.45%) 순으로 땅값이 많이 올랐다.

시·군·구별로는 제주 서귀포시(8.79%)와 제주시(8.05%)가 나란히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후 투자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산읍 남원읍, 제주시 구좌읍 조천읍 등은 지가 상승률이 10~11%에 달했다.

제주와 세종시(4.78%)를 제외하면 시·군·구별 지가변동률 상위 9개 지역을 부산이 싹쓸이했다. 센텀시티 등 복합 개발과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부산 해운대구(7.41%) 남구(4.87%) 동래구(4.64%) 연제구(4.63%) 수영구(4.56%) 부산진구(4.48%)가 모두 전국 평균(2.7%)보다 높은 4%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조선업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경남 거제시(-0.48%)와 울산 동구(-0.41%)는 부동산 수요 감소로 지가가 하락했다. 거제는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장평동(-3.39%),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있는 아양동(-1.76%) 등에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산업도시 지가는 떨어진 반면 관광 및 신규 개발 수요가 있는 지역 땅값은 오른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주택·토지거래량 역대 최대

연간 전체 토지거래량(순수토지 및 건축물 부속토지)은 299만5159필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15년보다 3% 감소했다. 광역시·도별 전체 토지거래량 증가율은 강원(17.8%)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년 대비 역대 최대 주택거래량 증가(32.6%)에 따른 부수효과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장으로 접근성이 높아지며 주택수요와 관광수요가 모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춘천(2만7509필지) 원주(2만8610필지) 강릉(1만5632필지) 평창(8587필지) 등 주요 도시에서 거래량이 모두 늘었다. 강원 땅값 상승률은 지난해(2.64%)에 이어 올해 2.92%를 기록하며 역대 상승률 기록을 다시 썼다.

전체 토지거래량 증가율은 강원에 이어 경기(7.3%) 충북(4%) 인천(3.7%) 서울(2.7%) 순으로 높았다. 나머지 12개 광역시·도는 토지거래량이 모두 감소했다. 건축물에 딸린 토지를 뺀 순수토지거래량 증가율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개발하고 있는 세종(27.8%)이 가장 높고 경기(12.6%) 서울(4.6%)이 뒤를 이었다.

용도지역별 지가상승률은 도시지역 가운데 주거(3.1%) 상업(2.44%)지역 상승률이 높았다. 그린벨트를 포함한 녹지지역 상승률은 2.11%였다.

비도시지역 중에서는 도시지역과 접한 완충지대인 계획관리지역(2.75%)이 가장 높았다. 이용 상황별로는 주거용지(3.17%) 밭(2.69%) 상업용지(2.58%) 논(2.34%) 공장용지(1.83%)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