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결로·곰팡이 민원 수백건 접수…행복청 "시공기준 강화해 적용"

세종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1생활권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A씨의 집 안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신발장의 검정 구두는 곰팡이로 뒤덮여 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고, 방 구석과 바닥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모습이었다.

맑은 날씨에도 창문과 창틀은 비가 오는 것처럼 물기로 젖어 있었으며, 베란다 유수관에도 이슬이 맺혀 있었다.

A씨는 "지금 사는 아파트의 결로(結露·이슬 맺힘) 문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전셋집이라 망정이지 돈을 주고 샀다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집도 남향이고 실내 온도도 23∼24도를 설정해 놓고 생활하지만 결로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같은 아파트에 입주한 B씨도 "드레스장 섀시에는 아예 물이 고일 정도이고, 안방 베란다에 물이 흐르는 관 부분에는 곰팡이가 피었다"며 "건설사에 하자보수를 접수했는데 '환기하면 해결된다'고 말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입주민들이 내부 결로와 곰팡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입주가 끝난 단지에 대해 '하자 제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민원을 처리한 결과 6개월간 수백건이 넘는 민원이 쏟아졌다.

특히 1생활권 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체 가구의 70%가 넘는 입주민이 지하주차장 결로 및 조경 문제 등을 포함한 주택 결로 하자보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청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건수를 밝히는 것을 꺼려 정확한 수치는 발표할 수 없지만, 매년 장마철이나 겨울철마다 결로와 곰팡이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입주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아파트 결로 문제는 2011년 첫마을 아파트 입주 이후 겨울철이나 장마철마다 논란을 빚었다.

입주자들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성토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결국 시공 기준 강화를 결정했다.

행복청은 2015년 하반기부터 공동주택 결로 방지를 위한 설계기준을 개정, 남부지방 기준으로 시공하던 것을 중부지방 기준으로 강화해 시공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벽체 접합부위나 난방설비가 설치되는 공간의 창호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결로 방지 성능을 갖추도록 설계해야 한다.

행복청 관계자는 "설계기준이 강화된 만큼 2015년 이후 준공 승인이 난 단지는 하자보수 민원이 적을 것"이라며 "1생활권을 시작으로 올해는 지난해 준공이 완료된 3생활권 내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하자 민원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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