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경북 구미 포항, 울산 등 산업도시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호황기에 대규모로 공급된 주택 입주와 업황 침체가 맞물리면서 불 꺼진 집도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몰락으로 쇠퇴했던 미국 디트로이트처럼 국내에서도 특정 산업 침체로 도시 전체가 슬럼화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제~구미 '영남수출벨트'에 쌓이는 빈집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자리잡은 거제에서는 2014~2016년 분양된 모든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 아래로 추락했다. 2015년 청약 당시 최고 경쟁률 18 대 1을 기록한 양정동 ‘거제 아이파크1차’ 전용 84㎡ 분양권 호가는 분양가(2억8000만원)보다 4000만원이나 낮다. 옥포동 원룸가의 공실률은 최대 30%대까지 치솟았다.

LG전자 삼성전자 협력사가 많은 구미는 아파트 신규 공급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임대단지 H아파트는 2092가구 모집에 28건만 청약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S아파트 계약률은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아파트값 하락률 상위 10개 지역 대부분이 전통 산업도시다.

거제가 -11.89%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포항 북구(-7.53%), 울산 동구(-6.72%), 구미(-6.58%) 등도 하락률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거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