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게차, 소형 굴삭기 등 소형 건설기계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저렴한 소형 건설기계를 구매하는 ‘불황형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굴삭기 제조 3사인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이 작년 1~11월 판매한 내수 및 수출용 굴삭기는 2만5905대로 전년 동기보다 8.9% 줄어들었다.

3.5t급 이하 크롤러(무한궤도식) 굴삭기와 5.5t급 이하 휠굴삭기 등 소형급 판매 증가로 12월 들어 굴삭기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가격이 비싼 중대형급 대신 소형기계를 쓰는 등 고객의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도로 정비, 상하수도 공사 등에서 소형 건설기계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기계 분야에서도 소형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 등이 판매하는 휠로더는 2162대로 26.3% 감소했고, 현대중공업이 주로 판매하는 스키드스티어로더는 36.0% 줄었다. 전진중공업,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인 에버다임, KCP, DY 등이 판매하는 콘크리트펌프트럭도 7.6% 감소했다. 소형 장비인 지게차는 국내 제조업체 4곳((주)두산, 현대중공업, 영안모자 계열 클라크, 수성)의 판매량이 3만7378대로 0.8% 감소하는 데 그쳤고 수출을 제외한 내수는 오히려 3.5% 증가했다. 작년 1~11월 내수 판매가 증가한 건설기계는 지게차가 유일하다.

협회 관계자는 “신규 지게차 렌털업체가 생기면서 클라크 등 전동식 지게차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지게차는 건설경기와 상관없이 유통 및 제조 경기에 후행하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수출 판매는 8.9% 감소했다. 국가별 수출 규모는 미국(7억3700만달러), 벨기에(5억100만달러), 인도(2억4100만달러), 중국(2억700만달러) 순으로 컸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