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줄줄이 '고배'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반포, 도곡, 용산 등 주요 지역 단지가 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재건축 단지들이 내년 말 유예기간이 끝나 부활 가능성이 높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서울시 심의과정이 정비사업 추진 속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23차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은 총 18건이었다. 이 가운데 재건축 관련 안건은 9건이었으나 심의는 6건만 이뤄졌다.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반포현대아파트, 쌍문동 백조아파트는 심의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순연됐다. 심의를 통과한 안건은 ‘개포1차 현대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 한 건에 그쳤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4차와 한신4지구 아파트는 예정 법적상한용적률 안건이 상정됐지만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신반포 14차는 차량 진출입구 계획에 문제점이 제기됐고 한신4지구는 한신 8·9·10·17차를 통합 재건축하는 3325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남구 도곡동 삼호아파트는 도로와 상가 계획을 보완하라는 평가를 받고 역시 보류 판정이 내려졌다. 용산구 이촌동 서빙고아파트지구 내 한강삼익과 한강맨션은 기반시설을 보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개포1차 현대아파트는 이날 심의를 통과해 재건축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 단지는 임대주택 100가구를 포함해 총 823가구, 용적률 299.61% 이하, 최고층수 35층 이하로 재건축된다. 위원회 관계자는 “개포동 현대1차아파트는 주변에 양재천과 구룡산, 대모산과 인접하고 있어 자연환경과 주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 영등포구 양평동 1가 243의 1 일대에 72가구 규모 장기전세주택을 짓는 내용의 ‘양평제12구역 도시환경정비계획 변경계획’을 가결했다. 이 구역은 서울시 ‘2009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과 ‘2020 도시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노후하고 쇠퇴한 준공업지역의 도시환경을 정비하고자 지정된 곳이다. 용적률을 종전 230%에서 280%로 올리고 상향된 용적률 50% 가운데 절반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