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뛸 때, 중대형 '걸음마'…서울 아파트값 격차 좁혀져
서울의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값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값은 크게 오르면서 종전 최고가를 경신한 반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는 전 고점의 90%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의 전용 85㎡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평균 1664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값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중대형 아파트는 2007년 최고점(3.3㎡당 2073만원)을 찍은 뒤 하락해 2014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현재 3.3㎡당 1911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말과 비교하면 4년간 전용 85㎡ 이하 아파트값은 19.21% 올랐고 전용 85㎡ 초과 주택은 8.33% 상승했다.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를 살펴보면 현재 격차는 4억7928만원이다. 중소형(전용 85㎡ 이하)이 평균 5억10만원, 중대형(전용 85㎡ 초과)이 평균 9억7938만원으로 집계됐다. 격차는 2006년 말 6억3237만원(중소형 3억9404만원, 중대형 10억2641만원)까지 벌어졌다가 2007년 이후 계속 줄면서 2013년엔 4억5110만원까지 떨어졌다. 2014년 이후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중소형의 오름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대형 아파트값은 과거 고점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오를 때 덜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많이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낸다”며 “내년도 부동산시장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라 중대형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