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1년 끝내고…소공동에 27층 '부영 호텔'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옆 주차장 부지에 객실 850실 규모 호텔(조감도)을 짓는 대형 개발사업이 1년여 만에 다시 본격 추진된다. 땅 소유주인 건설업체 부영과 서울시 의견이 엇갈리던 부지 내 근현대 건축물 7개 동에 대한 보존 방안이 마련됐다. 부영은 기존 건물 5개 동을 그대로 놔둔 채 호텔 인근을 역사 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다.

▶본지 9월23일자 A25면 참조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소공동 112의 9(대지면적 6276㎡) 일대에 850실 규모 호텔을 짓는 내용을 담은 ‘소공동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결정안’을 통과시켰다고 15일 발표했다.

갈등의 1년 끝내고…소공동에 27층 '부영 호텔'
이번에 계획안이 확정되면서 이곳엔 지하 7층~지상 27층, 객실 850실, 연면적(건축물 층별 면적의 합) 10만6605㎡ 규모의 대형 호텔이 들어선다. 호텔은 보존키로 한 기존 건축물 5개 동과 연계해 개발된다. 시와 부영은 호텔 주출입로를 마련하기 위해 일렬로 늘어선 기존 건축물 7개 동 중 북쪽 2개 동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5개 동은 건물 1~2층 저층부를 기둥만 남기고 헐어 필로티 구조로 조성해 공공보행로로 사용할 방침이다. 저층부 필로티 공간 일부엔 가두형 점포를 입점시켜 인근 상권 활성화에 나선다.

시는 보존이 결정된 근현대 건축물의 내부와 지하공간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되 외관·외벽은 최대한 보존하도록 했다. 준공된 지 45~77년이 지난 5개 동의 근현대 건축물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소공로만의 독특한 경관을 연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존 건물 내부는 근현대건축물 전시관과 관광안내센터, 상가, 업무시설 등으로 조성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부개발계획이 확정된 만큼 서울시 건축심의와 문화재청의 심의를 통과하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며 “반세기 전부터 형성된 소공로 길거리의 모습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