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체감온도 '뚝'

동탄2도 2순위서 겨우 마감
11월 청약통장 사용 '반토막'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지역별 청약시장 차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9일 경기 시흥시 대야동에서 문을 연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지역별 청약시장 차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9일 경기 시흥시 대야동에서 문을 연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과 부산 등 전국 37곳에 대해 청약요건 등을 강화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지역 차별화 속도도 크게 빨라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강북 도심권에서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수도권과 지방 택지지구 청약시장을 주도했던 화성 동탄2신도시, 세종 등에서 1순위 미달 단지까지 나오고 있다. 분양업체 관계자들은 “11·3 대책에 이은 가계부채 대책 등 영향으로 분양시장이 한풀 꺾인 건 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3분의 1로 준 견본주택 방문객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짓는 ‘래미안 리오센트’(한신 18·24차 통합 재건축)는 지난 7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그러나 업계에선 청약경쟁률(평균 12 대 1)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다. 한승완 삼성물산 현장소장은 “11·3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다 보니 상담을 왔다가 포기하는 사람, 1순위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안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견본주택 방문객 감소도 뚜렷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11월 이전의 3분의 1, 더 적은 곳은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한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10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800명 이상 상담했는데 요즘은 기껏해야 200~300명 정도”라고 말했다.

분양 1순위 지역 중 하나로 꼽히던 세종시에선 미분양이 나왔다. 지난 8일 1-1생활권에서 공급된 ‘세종 힐데스하임 2차’는 9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1순위 마감이 당연시되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이번주 ‘금호어울림 레이크 2차’(공공분양)는 2순위에서야 청약을 마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을 지속적으로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자격까지 강화되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11·3 찬바람'에 꺾인 청약 열기…세종도 미분양

◆심해지는 차별화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여 동안 전국에서 분양을 마친 단지는 총 78개다. 그중 1순위 마감 단지(51곳)가 전체의 65.4%, 미분양 단지(19곳)는 24.4%였다. 하반기 들어 11·3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10월 말까지 1순위 마감단지 비율(69%)과 미분양 비율(20%)에 비해 평균 분양 성적은 약간 나빠진 정도다. 지난달 전국에서 사용된 1·2순위 청약통장도 46만6942개로, 직전 10월(82만9022개)보다는 급감했지만 올 월평균(36만1956개)과 비교하면 적지 않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개별 지역과 단지별로 살펴보면 분양시장이 확연히 식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 공급이 많은 경기 평택이나 용인, 경남·경북, 수요가 한정된 강원 등에선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시에서 동시에 분양한 ‘제주 도남 해모로 리치힐’(163가구)은 평균 경쟁률 130 대 1로 청약을 마쳤지만 ‘제주 극동 행복그린’(40가구)은 미분양 물량이 남는 등 같은 지역 안에서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달 들어 청약경쟁률과 계약률이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한 번이라도 당첨되면 5년간 청약통장을 못 쓰니까 실수요자라도 아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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