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주택공급 일정과 관련해 대혼란에 빠졌다.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잔금대출에 대해 2017년 1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소득심사 강화·원리금 동시상환)을 적용키로 하는 내용의 정부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자 내년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판단이다.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 가능한 물량을 이달 최대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1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전국 공급예정 아파트는 4만2768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달(2만6902가구)보다 58.9%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 2만502가구, 지방 2만2266가구다. ‘11·3 대책’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잠시 중단되면서 지난달 예정됐던 물량이 일부 이달로 밀려난 데다 내년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내다보는 건설사들이 이달 물량 밀어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선 동작구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를 비롯해 서초구 ‘방배 아트자이’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등 3893가구가 준비 중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남양주시 지금동 ‘신안인스빌퍼스트리버, 시흥시 대야동 ‘시흥 센트럴푸르지오’, 화성시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레이크2차’ 등이 예정돼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주택업계는 정부의 가계부채 후속 대책에 반발하며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철회해야 한다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말 건의서를 통해 “11·3 대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잔금대출에까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내년 건설사 주택 분양물량이 올해 대비 20%에서 최대 3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