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변 한남뉴타운 내 핵심 단지인 5000여가구 규모의 한남3구역 아파트 주택형이 크게 바뀐다. 이곳 조합은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주택형 구성에서 중대형 아파트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용산구에 ‘한남 3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현재 주민 공람공고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시가 정한 변경지침 내용을 반영해 이달 조합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방안이다.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동 일대 약 111만㎡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5개 구역 가운데 3구역이 면적이 가장 넓고 사업 진행속도도 가장 빠르다.

조합원총회를 거친 공람공고에 따르면 한남3구역은 단지 완공 시기를 2020년으로 잡았다. 그동안 논란이 된 아파트 주택형 구성이 서울시 가이드라인과 상당부분 달라졌다. 서울시가 권고한 임대아파트 1071가구를 850가구로 줄이면서 전체 가구 수를 5780가구에서 5660가구로 줄였다. 대신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 주택형을 922가구로 늘렸다. 전체 가구 수의 16.2%로 서울시가 당초 제시한 724가구(비중 12.5%)보다 크게 늘어났다.

철거하지 않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존치 대상은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재개발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남3구역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 잡아 랜드마크(지역 상징건물) 역할을 해 온 한광교회를 비롯해 이슬람사원과 그 주변 일부 지역, 그리고 건물 상태가 좋은 주택 일부를 존치하라고 요구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존치되는 주택은 46가구였다. 그러나 조합과 주민들은 이 규모를 서울시와 협의해 줄일 방침이다.

조합 수정안은 서울시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조합원의 의견을 절충한 것이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총회에 앞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합원 4200여명 가운데 2146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5.2%(1146명)가 전용 80㎡ 이상, 24.2%가 전용 100㎡ 이상을 원한다고 답했다. 전용 60㎡ 미만을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44명, 11.7%에 그쳤다.

주택형 구성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에 서울시도 긍정적인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형 주택 비중에 대한 서울시의 기준에 부합한다면 일부 조정은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구역 조합 측은 내년 1월 말까지 서울시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도 조합원 총회를 잇따라 추진하며 재개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4구역은 지난 12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도시설계업체 계약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구역 내 상당 부분이 정비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서울시 변경지침에서 큰 변화를 겪은 2구역은 다음달 초 총회를 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