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위해 철거에 들어간 개포시영아파트. 개포시영재건축조합 제공
재건축을 위해 철거에 들어간 개포시영아파트. 개포시영재건축조합 제공
서울 개포동 개포시영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한 철거에 들어감에 따라 강남권에서 저층 시영아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시영아파트는 서울시가 1963~1989년 서울 시내에 택지를 조성하면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한 아파트다. 서민들은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를 받아 20년 장기분할상환 방식을 통해 분양받을 수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아파트다.

마지막 남은 강남권 저층 시영아파트인 개포시영은 지난달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1984년 입주한 이 단지(1970가구)는 재건축을 위해 올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데 이어 9월 이주를 완료했다. 내년 2~3월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2296가구를 새로 지어 21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강남 마지막 '저층 시영' 역사 속으로…2296가구로 재건축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가 일반분양을 했다. 기존 6600가구는 9510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변신 중이다. 한발 앞서 재건축에 들어간 고덕동 고덕시영아파트는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기존 2570가구는 3658가구의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 중이다.

시영 아파트 중 재건축이 더 빨랐던 곳은 강동구 암사동 강동시영1·2차와 송파구 신천동 잠실시영이다. 이들 아파트는 각각 롯데캐슬·프라이어팰리스와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저층 시영아파트는 대부분 강남권 택지지구 안에 자리잡고 있어 재건축 이후 인기를 끌고 있다. 잠실 파크리오 전용 84㎡는 10억원 이상 호가한다.

이 중에서도 강남구 개포지구 내에 있는 개포시영의 몸값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 아파트는 역대 시영아파트 중 가장 높은 3.3㎡당 4000만원에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대모산 근린공원 등으로 둘러싸인 이 아파트는 자연친화적인 게 특징이다. 이런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단지 이름을 ‘래미안 포레스트’(조감도)로 정했다.

이승희 개포시영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시영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계획도시 안에 자리잡고 있어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입지적 장점 덕에 서민 아파트의 상징이었던 시영아파트가 세월이 흐르면서 최고급 아파트로 바뀔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