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삼성물산은 발 뺐지만…기존 컨소시엄 유지
삼성물산이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을 포기하면서 서울시와 기존 컨소시엄 참여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본지 10월31일자 A29면 참조

삼성물산은 31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위례신사선 사업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공문에서 “삼성물산의 포기에도 컨소시엄의 다른 회원사들은 주관사 변경을 통해 사업을 지속할 의사가 있다”며 “내부 조정절차에 시간이 필요하니 제출기한 연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위례신사선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은 빠지지만 컨소시엄은 유지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장기간 사업을 준비했고 기존 컨소시엄 업체들이 사업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우려할 수준으로 소요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시 안팎에선 삼성물산 결정을 원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은 강남과 위례신도시를 직통으로 연결해 업계의 관심이 컸지만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처음 제안하면서 다른 업체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몇 년간 사업제안서 제출을 미루다가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도 다음 행보를 계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컨소시엄 내 지분이 두 번째로 많은 GS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두산건설 등에서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위례신사선 사업 공식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며 “주관사로 나서거나 지분을 조정해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사업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사업 참여 자체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곳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참여업체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빠지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삼성물산이 부정적으로 판단한 사업을 선뜻 맡는 것은 위험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