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기반시설 등 종합 도시관리…한강변은 35층 제한·압구정역엔 40층 가능
서울시 13일 주민공람공고…강남구·주민들 "사업 지연 우려"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돼 서울시가 교통과 기반시설까지 종합적 도시관리를 한다.

압구정 미성·현대·신현대·한양아파트 등 1만여 가구와 현대백화점 본점, SM 본사, 갤러리아 명품관 등까지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인다.

주거 환경과 교통 여건, 도로 등 기반시설, 주변지역과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광역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서울시는 압구정역 역세권 기능 강화와 다양한 공공 공간 확보, 디자인 특화 유도 등으로 가로친화형 단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24개 아파트 단지는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어 대단지로 추진한다.

특별계획구역이 되면 현상계획 등으로 창의적인 구상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 본점과 SM본사 등은 종전에 압구정로변 지구단위계획에 있던 것이 이쪽으로 편입된다.

압구정로 길가에는 상가 등 중심시설용지가 배치된다.

구현대아파트 뒤편 한강변에는 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되고, 공원 양 옆으로 한강변에 상징이 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아파트가 선다.

압구정역 5거리는 4거리로 바꾸고 랜드마크존으로 만든다.

이 곳에는 준주거지역 용도지역으로 종상향을 해 눈에 띄는 디자인의 40층 주상복합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한다
압구정 초등학교는 성수대교 옆으로 위치를 옮기고 성수대교 아래로 가로지르는 지하도로를 만든다.

교통이 압구정로로 집중되지 않도록 이면부 순환 교통체계를 갖추고 성수대교 옆쪽으로 한강으로 건너가는 입체보행시설을 만든다.

일부 구역 안에는 저층 구간이나 공원, 학교 등을 배치해 통경축을 만든다.

용적률과 35층 높이 제한, 공공기여 비율(대부분 15%에 구현대 16.2%) 등은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등 기존과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

서울시는 13일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을 주민 공람공고한다고 7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해관계 등이 다른 여러 단지를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아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덩달아 현대백화점과 SM본사 재건축 등도 함께 늦어질 것으로 지적됐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사전협의나 동의 없이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했다"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재건축 사업 속도가 1∼2년 지연되는 것이 필수불가결한데 서울시가 일정에 차질이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구는 또 "층고 제한 완화를 염원하는 압구정 주민 의견과 달리 한강변 35층 제한 규제를 더욱 공고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남구는 "서울시는 공람·공고를 중지하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해야 하며 강남구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단지로 묶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데 이의가 있지는 않을 것이며 공람공고 전에도 6개 구역별 사업추진위 구성이 가능하다고 알려줬다"라며 "주민 화합의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또 "공공기여는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도계위 등을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공람공고를 통해 주민과 강남구 여러 의견을 들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시의 지구단위계획 추진 발표에 주민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압구정동 D공인 대표는 "주민들은 50층 재건축을 원했는데 원래 시 계획대로 35층 정도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주민 공람 기간에 반대 의사를 낼 주민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들 사이에서도 재건축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고 있는데 지구단위계획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주민들간의 의견조율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최근 다락같이 오르던 이 일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추진 호재로 올해 들어 시세가 3억∼4억원가량 올랐지만 매수자는 있는데 매물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압구정동 H공인 대표는 "이 지역은 애초에 내년 말로 종료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유예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사업이 다소 늦어진다고 해서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추가 상승을 기대해 일부 매도를 미뤘던 주민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가격도 일정부분 조정받을 가능성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재건축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과정인 만큼 압구정에 대한 희소가치 등이 반영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M공인 대표는 "오늘 시 발표 후 매도인들은 별다른 반응은 없는데 매수자들은 앞으로의 가격 전망과 매물 유무를 물어보는 전화가 많았다"며 "계획안이 일부 불만스럽더라도 일단 재건축의 큰 그림이 그려진 만큼 투자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박인영 기자 merciel@yna.co.kr,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