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20~30년이 된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서울 노원구는 지난달 서울 자치구 중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노원구의 한 주공아파트 전경. 한경DB
지은 지 20~30년이 된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서울 노원구는 지난달 서울 자치구 중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노원구의 한 주공아파트 전경. 한경DB
부동산시장을 두고 저금리와 공급 과잉 논란이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도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올랐다. 저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데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축소하는 내용의 ‘8·25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것이 수요자들에게 가격을 떠받드는 신호로 전달되며 통상 추석 연휴 등으로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9월에도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 공급과잉 '무풍지대' 서울…아파트 거래량 10년 만에 최대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9월 기준으로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1만911건 신고됐다. 전월(1만2192건)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9월 기준으론 2006년(1만3474건) 이후 가장 많다.

자치구별로는 서민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1123건)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712건), 강서구(693건), 강동구(658건), 강남구(647건), 성북구(561건) 순이었다.

주택 공급과잉 '무풍지대' 서울…아파트 거래량 10년 만에 최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도 9월 기준으로 2014년(1만382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총 1만3560건의 아파트 전·월세가 거래됐다. 작년 9월(1만1494건)보다 18%가량 증가했다. 올 상반기 감소 추세였던 서울 지역 주택 전·월세 거래가 가을 이사철을 맞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도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 내 새 아파트 입주가 늘어나며 서울에서 세입자들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나오는 임대 물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치구별 전·월세 거래량은 강서구가 1062건으로 작년 9월(704건)에 비해 50.8% 증가했다. 송파구도 128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933건) 대비 38% 늘었다. 송파구는 올 상반기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세입자들이 옮겨 가며 역전세난까지 우려됐지만 전셋값이 하락한 틈을 타 신규 세입자들이 유입되며 전·월세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구 거래량도 1217건으로 작년(1067건) 대비 14% 늘었다.

주택 공급과잉 '무풍지대' 서울…아파트 거래량 10년 만에 최대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한 주간(지난달 30일 기준) 매매가는 0.35% 상승했다. 2006년 12월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가장 높다. 9월 한 달간 1.21% 올랐다.

가격 상승세를 이끈 곳은 강남 재건축 단지였다. 서초구가 0.54%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아크로리버뷰’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등 신규 분양에 대한 기대가 큰 영향이라는 지적이다.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0.51%, 0.48% 상승했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보험 웰스매니지먼트 부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 과열이나 입주 물량 과잉 우려보다 시장에 풀린 많은 돈이 집값 상승의 더 강력한 재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