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17만가구 분양 대기…올해도 50만여가구 공급될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연말까지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올해 민간 아파트 총 공급량이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회사들이 부동산 호황기 때 분양하려고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다 추석 연휴를 피해 연기한 물량도 잇따라 공급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청약시장에서는 중도금 대출 규제와 공급 과잉 우려, 입지 선호도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 사이에서는 공공분양과 임대를 제외한 민간 아파트 51만가구가 공급된 지난해 수준을 올해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설문 응답자의 70%(35명)가 이같이 답했다. 이어 작년보다 다소 많은 51만~55만가구가 공급될 것이라는 응답도 18%(9명)나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 물량은 35만5000가구에 달했고 이 중 20여만가구가 분양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16만89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 임대아파트 2만5300여가구를 제외한 14만3500여가구가 분양 아파트다. 서울에서는 대림산업이 이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를, 삼성물산은 한신 18·24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를 내놓는다. GS건설이 공급할 ‘방배 에코자이’까지 포함해 강남권 단지들이 잇따라 일반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열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高)분양가에 제동을 걸면서 이들 단지의 일반분양 가격이 어느 수준에서 정해질지도 관심거리다.

지방 부동산시장에서는 차별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는 ‘주택 공급과잉 우려가 있고 지역 산업 불황을 겪는 일부 지역만 침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50%(25명)로 절반을 차지했다.

‘부산·세종·제주를 제외한 지방 전체가 침체기’(46%, 23명)일 것이라는 비율도 적지 않아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침체가 우려스러운 지역으로는 조선업과 해운업, 기타 중공업 공단이 몰려 있는 경남 거제와 통영, 창원, 울산, 경북 구미, 포항을 비롯해 주택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대구(수성구 제외), 혁신도시 인근 도시 등을 많이 꼽았다. 경기 용인과 광주광역시, 전북 군산, 전남 순천 등 일부 수도권과 충청·호남권도 거론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