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동서고속철 등 작용…원주·춘천·평창·강릉 상승 주도

강원도 부동산시장 열기가 뜨겁다.

치솟는 토지거래량이나 지가변동률, 주택 인허가 건수 등 각종 부동산 지수는 '저평가된 강원도 땅값'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인데 반해 강원도 땅값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다 최근 사업이 확정된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 등의 개발 호재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춘천, 원주, 강릉, 평창, 속초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강원지역 토지거래량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토지 가운데 강원도 내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국토교통부에 집계된 올해 상반기 강원도 거래량은 7만1천763필지로 전년(5만7천823필지)보다 24.1%나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토지거래량 증가율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속초가 올해 상반기 4천591필지가 거래돼 전년 같은 기간 2천389필지에 비해 92.2%가 증가했다.

춘천도 올해 상반기에만 1만6천475필지가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9천210필지)보다 78.8% 늘었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철도 확정에 따른 영향 탓이다.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강릉(39.9%)과 원주(15%)도 마찬가지다.

이중 원주는 개발과 투자심리가 반영된 탓에 땅값이 도내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제2영동고속도로 등 대형 SOC 사업이 추진되는 데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조성으로 대규모 아파트 분양과 기업 이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가변동률을 들여다보면 강원도 땅값 상승 모양새는 더 명확해진다.

국토교통부의 올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을 보면 원주가 1.89% 올라 전국 평균 1.25%, 강원도 평균 1.34%를 훨씬 앞질렀다.

원주의 토지거래량은 2014년 2만3천581필지에서 지난해 2만1천979필지로 1년 만에 36%가량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1만4천944 필지가 거래돼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대규모 SOC 건설이나 관광시설 등이 들어서는 등 개발 호재가 점쳐지는 도시 주변 농촌마을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춘천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 사업 확정에 역세권 조성이 기대되는 화천 간동면과 양구 남면, 인제 북면의 땅값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랐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체 측 설명이다.

화천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동서고속철도가 정차역으로 검토되는 지역은 이미 평소 거래가격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강원도 내 집값도 8개월 만에 2천만 원이 넘게 '껑충' 뛰어오르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

금융권 분석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강원지역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1억6천672만 원을 기록, 지난해 말 1억4천489만 원에 비해 2천183만 원이 올랐다.

주택 중에도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지난달 말 도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억6천268만 원이다.

지난해 말 1억3천622만 원에 비해 8개월 만에 2천646만 원이나 오른 것이다.

춘천에서 부동산업체를 운영하는 최모(56) 씨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지가변동률은 올랐지만,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탓에 토지거래량이 많지 않았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많이 오른 땅 주인은 지금 팔아야 한다는 심리에다 투자자들은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사람이 많아 거래가 활발하게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 주택 건설도 호황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주택 건설 인허가가 1만3천8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천390건)에 비해 87.4%가 급증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별없는 투자나 건설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림픽 이후 공급 과잉의 후유증이나 개발 호재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미 반영돼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개발 기대감으로 투자수요는 늘겠지만, 인구와 소득 등의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데다 이미 개발 호재가 주택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앞으로 과잉 공급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