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대책 이후 투자심리 위축, 공급 축소로 지역별 양극화 심화

[부동산 열기 이어질까] 수익형 부동산 '돋보이는 투자 매력'…아파트는 '악재와 호재 공존'
2016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사상 최저 금리(1.25%)의 영향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줄고 부동산 시장의 유동자금 여건이 좋아진 결과다.

광풍은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몰아쳤다. 분양에 나선 대부분의 단지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8월 25일 가계 부채 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주택 공급 물량 축소를 통해 분양 시장을 컨트롤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물량에 손을 댄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과열됐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아파트 투자, 지역별 온도차 커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추석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8·25 가계 부채 관리 대책과 금리 인상 등 변수는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

연말 부동산 투자는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상가나 오필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와 호재가 공존한다. 첫째 악재는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 강화다. 정부는 지난 6월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 요건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집단 대출) 보증 한도는 6억원(지방 3억원), 보증 건수는 1인당 2건으로 제한됐다. 보증 한도 제한으로 중도금 전체를 부담 없이 대출 받을 수도 없게 됐고 보증 건수의 감소는 직접적인 투자 수요의 감소를 의미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부분의 분양 가격이 6억원 이상에 형성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25 대책의 핵심인 주택 공급 축소는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시킬 전망이다.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분양 가격이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방은 건설사의 수주 감소가 건설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량을 축소해 가계 부채를 줄여보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강남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지방은 장기적인 침체기에 돌입하게 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추석 이후 부동산 투자에도 호재다. 국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9~10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 초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 인기

수익형 부동산은 4분기에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저금리 시대, 은행 이자보다 높은 임대 수익을 자랑하는 수익형 부동산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내외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가치를 높이고 있다.

8·25 대책에 따라 주택 공급이 감소돼 미분양이 해소된 지역은 상권이 살아나고 임대 수요가 풍부해질 전망이다.

주택 다운사이징 및 부동산 증여 열풍도 수익형 부동산에 무게를 실어준다. 최근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 투자보다 상가 등 임대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한 수익형 부동산은 증여세 절세 수단으로도 각광받는다. 상대적으로 매매 사례가 많지 않아 시세의 40~70%에 그치는 감정평가 금액으로 증여세를 계산해 시세가 높은 아파트보다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오피스텔은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 강화에 따라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소액 투자처로 각광받은 오피스텔은 한 번에 여러 채의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 사업을 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중도금 대출 보증이 2건으로 제한되면서 큰손 투자자의 상당수가 오피스텔 시장을 떠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상품별로 다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상가는 수익률이 안정적인 역세권과 대학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스트리트형 상가가 좋다. 스트리트형 상가는 강남의 ‘가로수길’이나 용산 ‘경리단길’처럼 점포가 길을 따라 일렬로 나란히 배치돼 상권을 형성한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일반 상가보다 소비자의 접근성이 뛰어나 고객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이 높다는 평가다.

오피스텔 투자 시에는 ‘공급 가뭄’ 지역을 찾아야 한다. 다년간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오피스텔은 수요가 풍부해 공실 가능성이 낮고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변수는 존재하지만 추석 이후에도 부동산 투자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가치와 대출 상환 능력 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한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비즈니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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