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을 테라스로 특화한 KCC건설의 ‘에코시티 KCC스위첸’.
저층을 테라스로 특화한 KCC건설의 ‘에코시티 KCC스위첸’.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던 저층부와 탑상형 아파트의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평면 혁신에 나서고 있다. 저층 가구의 경우 천장고를 높이거나 테라스를 제공하고 있다. 탑상형(타워형) 평면에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투리 공간을 많이 배치했다. 이 영향으로 저층부와 탑상형이 더 인기를 끄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테라스 더하자 최고 경쟁률 나와

저층은 사생활 침해, 부족한 일조량 등의 이유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특화설계를 도입한 단지는 인기를 끌고 있다. KCC건설이 전주 에코시티 13블록에 짓는 ‘에코시티 KCC스위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아파트는 88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246명이 몰려 평균 4.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최고 경쟁률은 8가구씩 모집하는 84㎡D와 84㎡E 타입이었다. 전용 84㎡D 타입은 55.5 대 1로 최고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타입은 저층임에도 테라스가 도입된 특화평면이다. 분양가도 일반적인 타입에 비해 높다. 2층에 자리한 84㎡D 타입 분양가는 3억400만원으로, 84㎡A 타입의 기준층 분양가(2억8130만원)보다 높다. KCC건설 관계자는 “에코시티 내 공원인 센트럴파크를 남향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입지인 데다 테라스가 있어 수요자가 몰렸다”며 “단지 앞에 중학교를 비롯해 도보권에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있어 자녀를 둔 학부모 실수요자의 관심도 높았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오는 7일 당첨자 발표를 한 뒤 20~22일 3일간 정당계약을 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이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공급하는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660가구)도 저층 가구에 특화설계를 도입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한다. 일부 저층 세대에만 측면 발코니를 제공한다. 이렇게 확장된 공간을 알파 공간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2층의 모든 가구와 6층 일부 가구에는 별도의 테라스를 제공한다. 한신공영은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A-59블록에 짓는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에 테라스를 적용한다. 전용면적 59㎡ 562가구다. 소형임에도 여유로운 생활을 느낄 수 있도록 1층에 테라스를 배치한다. 최상층에는 테라스와 다락을 동시에 설치할 예정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산 37의 19번지 일대 옛 서울리조트 부지에 지어질 아파트에도 특화설계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49개동에 달한다. 전용면적 59~108㎡ 총 2894가구로 구성한다. 저층부인 1~3층에 2개 가구의 복층형 테라스하우스(듀플렉스 평면)를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탑상형에 판상형 설계 도입
판상형처럼 평면을 설계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위 1’ 전용 84㎡B형 내부.
판상형처럼 평면을 설계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위 1’ 전용 84㎡B형 내부.
삼성물산이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에서 공급하는 ‘래미안 장위 1’에는 탑상형 특화설계가 도입됐다. 보통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대지면적이 한정돼 있어 탑상형 설계를 도입하곤 한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주방과 거실로 이어지는 동선이다. 현관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판상형 타입과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래미안 장위 1의 전용 84㎡B 타입은 판상형의 동선과 비슷하게 탑상형 설계를 짰다. 보통 탑상형에서 안방이 들어서는 공간에 자녀방을 나란히 배치했고, 현관을 자녀방 쪽으로 배치해 안방을 가장 안쪽에 조성했다.

이 타입은 11.06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또한 이 단지는 1층의 모든 가구의 천장고를 20㎝ 높인 2.5m로 설계했다. 거실의 경우 우물천장까지 포함하면 더 넓은 공간감을 갖는다. 939가구인 이 단지는 490가구를 일반분양 중이다. 오는 8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20~22일 계약을 진행한다. 1차 계약금은 1000만원 정액이며 중도금 60%에 대해서 무이자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서울 잠원동 52 신반포 18·24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에도 차별화된 설계가 도입될 예정이다. 전동의 1층은 필로티 구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입주민 편의와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전용 49~132㎡ 총 475가구로 구성한다. 이 중 일반분양분은 전용면적 59㎡ 28가구와 84㎡ 118가구 등 146가구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