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전소는 지하로 >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 부지 내 지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이곳 지하엔 800㎿급 복합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며 지상은 대규모 한강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발전소는 지하로 >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 부지 내 지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이곳 지하엔 800㎿급 복합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며 지상은 대규모 한강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강변과 맞닿은 서울 합정·당인·상수동 일대 개발사업이 5년여 만에 재추진된다. 관할 구청인 마포구는 해당 지역의 체계적인 개발·관리를 위해 건축물 용도 및 용적률, 높이 등을 정하는 ‘작은 도시계획’인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합정동 서울화력발전소(옛 당인리발전소) 지하화 및 지상부 공원 조성사업이 반환점을 돌고, 인근 합정균형발전촉진지구에 메세나폴리스 등 대형 주상복합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이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마포구는 도시계획 설계업체와 공동으로 향후 1년2개월 동안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한 뒤 서울시에 제출,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마포 한강변 개발] 당인리발전소 ~ 절두산 성지 ~ 망원 한강변 3㎞ 문화공원 만든다
◆홍대 문화거리, 한강변까지 연결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는 지역은 토정로와 독막로 사이에 낀 합정·당인·상수동 일대 36만㎡다. 합정역(서울 지하철 2·6호선)과 상수역(6호선) 남측 역세권이 포함돼 있다. 이곳은 홍대상권과 가깝고 전체 면적의 3분의 2 이상이 지하철역 반경 500m 안에 있어 교통여건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만 지역 대부분이 제1·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그동안 제대로 된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마포구는 상위 도시계획인 서울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세부 개발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우선 2018년 11월 준공 예정인 당인리발전소 지상부 공원과 인근 절두산 성지, 망원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3㎞ 구간의 대규모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당인리발전소 4·5호기는 외관을 유지한 채 예술인의 창작공간 및 전시공간인 문화창작발전소로 꾸며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홍대상권 지역에서 마포 한강변공원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토정로, 독막로, 와우산로, 양화진길 등의 거리 활성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유동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건물 저층부는 음식점, 카페, 공방, 전시시설 등을 권장업종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예술문화의 거리’ ‘카페 거리’ ‘디자인 거리’ 등의 특화 거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당인리발전소에 석탄을 공급하던 기찻길을 따라 형성된 홍대문화거리를 한강변공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당인리발전소 공원화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홍대상권이 확장되면서 체계적인 개발·관리계획 마련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합정·상수 역세권 개발 방향 관심

부동산업계는 예전 이곳 지구단위계획안에 포함됐던 합정역과 상수역 역세권 토지에 대한 용도 상향조정 방침이 새 계획안에 반영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교통여건이 좋은 편이어서 재개발이 이뤄지면 인기 주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일대는 2009년 1월 서울시가 합정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을 추진한 곳이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2011년 지구단위계획안 발표를 통해 합정·상수역 역세권 일대 15만4387㎡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합정역 인근 토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수역 인근 토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올려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초 용적률보다 다소 낮춰 공개된 2011년 계획안에 대해 지역 주민이 반발한 데 이어 전략정비구역 지정을 이끈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그해 8월 사퇴하면서 계획안 최종 결정이 무산됐다.

전략정비구역 계획 작성에 참여했던 한 부동산개발업체 대표는 “2011년엔 공공기여 비율을 25% 이상으로 일률적으로 적용해 주민 반발이 컸다”며 “개발되는 건물의 높이와 층수에 따라 공공기여비율을 차등화해 사업자들이 스스로 개발 규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