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길 논란 무악2구역, 3개월 만에 철거 공사 재개
일명 ‘옥바라지길’ 존재 여부를 놓고 조합·비상대책위원회·시민단체 등이 갈등을 빚은 서울 종로구 무악2재개발구역이 노후 건축물 철거를 3개월 만에 재개한다. 옥바라지길 존재 가능성을 받아들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월 현장을 방문해 공사를 중단시켰으나 옥바라지길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업을 무기한 연장할 수 없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21일 서울시와 무악2구역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8일 서울시에 철거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22일 오전 철거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조합과 관할구청인 종로구청에 공문을 보내 철거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무악2구역은 재개발 사업의 최종 행정 절차인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마쳐 서울시가 공사를 중단시킬 행정적인 권한은 없다.

조합이 서울시 반대를 무릅쓰고 철거 재개를 결정한 것은 사업 지체로 인한 비용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철거가 더 늦춰질 경우 연내 아파트 분양이 불가능해진다. 55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상태여서 사업이 한 달 늦어질 때마다 2억원가량의 손실이 생긴다는 게 조합 측 주장이다.

무악2조합 관계자는 “건설 가구 수가 195가구밖에 안 돼 사업이 늦어져 이미 조합원 한 명당 2000만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기게 됐다”며 “더 이상 반대 측의 협상을 기다릴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22일엔 어느 정도 헐린 건축물을 완전히 철거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